[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아파트 브랜드 ‘풍림아이원’으로 유명한 풍림산업의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매각 측이 대명종합건설을 예비인수자를 잠정 선정하면서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림산업의 매각 측은 예비인수자로 중견건설사 대명종합건설을 예비인수자로 잠정 선정했다. 매각 측은 채권자에게 의견을 물어 이르면 다음 주 초 조건부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법원의 허가를 얻을 계획이다.
풍림산업은 현재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예비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풍림산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측은 내달 27일 본입찰을 거쳐 풍림산업의 새 주인을 낙점할 계획이다. 만약 본입찰 참여자가 대명종합건설의 제시 가격보다 높게 써내면, 대명종합건설에게 다시 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풍림산업의 예비인수자 선정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매각 측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풍림산업을 매각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지난 3월부터 예비인수자를 모집했다. 풍림산업과 이 회사의 100% 자회사인 화인종합건설을 통매각하는 방안과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며 인수자들의 선택폭도 넓혔다. 하지만 풍림산업 인수를 원했던 업체들과 매각 측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지난 4월 진행됐던 예비인수자 선정은 불발됐다. 이에 매각 측이 원매자 모집 기간을 5월까지 늘렸고 한 달여간의 기다림 끝에 대명종합건설을 예비인수자로 맞았다.
대명종합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대명루첸’으로 알려진 회사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풍림산업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다. 토목·건축·플랜트 등 전 분야에서 풍부함 경험을 갖고 있는 풍림산업을 인수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명종합건설은 아이원리조트를 운영하는 화인종합건설을 제외하고 풍림산업만 분할 인수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매각 측이 화인종합건설 통매각을 제안하며 수차례 협상을 거듭한 끝에 당초 계획보다 한 주 늦게 예비인수자가 확정됐다. 매각 방안에 대해서는 양측간 협의가 지속 중인 가운데 화인종합건설을 포함해 통매각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풍림산업이 법정관리를 받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풍림산업은 지난 2008년 이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채권의 회수에 어려움을 겪다 지난 2012년 5월 회생절차에 들어가 이듬해 4월 졸업했다. 그러나 악화된 신용도가 발목을 잡았다. 풍림산업과 시공 계약을 체결했던 지역주택조합들이 부적격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동계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평창 아이원리조트 역시 저조한 분양률 탓에 수익을 얻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605억원, 지난해 379억원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 빠지며 결국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