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천국 이스라엘에 車연구소…정의선, 자율주행차 개발 가속 페달

현대차 미래차 혁신 드라이브
내년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개설
현지 스타트업 발굴해 공동연구
정 부회장, 직접 진두지휘 나서
  • 등록 2017-11-02 오후 6:07:43

    수정 2017-11-02 오후 11:27:15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정의선 부회장 주도로 현대차그룹이 ‘창업국가(Start-Up Nation)’ 이스라엘에서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발굴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대응 체계를 갖추기 위해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동안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개발에 힘써왔던 정 부회장이 이번 협력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연구거점으로 활용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스라엘에서 개최된 ‘2017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이스라엘 유망 스타트업과 미래 혁신기술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주관으로 매년 개최되는 이번 서밋은 글로벌 기업 경영자, 정책 관계자, 대학 석학들이 참석해 미래 이동수단과 혁신 비즈니스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미래 시장가치가 높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투자에는 직접 투자뿐 아니라 벤처 캐피탈 등 파트너를 통한 다양한 방식의 간접 투자도 포함된다.

또 미래 유력 기술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초기 단계의 공격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혁신 기술을 얻겠다는 전력이다. 스타트업들과 기술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의 혁신 기업들과의 협업·연구 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될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현지에 내년 초 설립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이스라엘 현지 대학 및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혁신 기술 트렌드 분석,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에 대한 사전 검증·심사를 진행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 등 미래혁신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연구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마켓 쉐이퍼(Market Shaper)’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땅인 이스라엘에서 현대차그룹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부회장, 자율주행차 개발 광폭 행보

이번 현대차그룹의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의 공격적인 협업 계획은 현지에 최근 출범한 ‘HTK 글로벌 컨소시엄’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이스라엘 명문대학 테크니온(TECHNION) 공과대학, 한국의 카이스트(KAIST)와 ‘HTK 글로벌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 같은 이스라엘 관련 업무는 정 부회장이 직접 챙겨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직접 살피며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그는 자율주행 카메라 센싱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모빌아이(Mobileye)의 암논 샤슈아 회장을 만났고, 지난달 샤슈아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현대차 본사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스라엘 뿐 아니라 평소에도 미국의 실리콘벨리 등 스타트업 기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코나 글로벌 론칭 행사에서 “자동차 인수합병(M&A)보다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와의 글로벌 협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미래차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의지는 최근 정 부회장의 행보에도 묻어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CES)에서 직접 기조연설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3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자율주행용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엔비디아와 만나 자율주행차와 AI(인공지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커넥티드 기반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서는 ICT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적인데, 지난해 4월과 올해 6월 시스코와 바이두의 협력도 정 부회장이 직접 이끌어냈다. 지난 9월 중국 구이저우성에 준공한 빅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스타트업의 신속하고 창의적 혁신 방식을 현대차 각 부문 사업에도 접목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을 실무진들에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내 한 호텔에서 현대차와 시스코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시스코 척 로빈스 CEO, 제임스 피터스(James Peters) 수석부사장, 황승호 현대자동차 차량지능화사업부 부사장,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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