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펀드와 연기금이 글로벌에서도 유독 낮아진 한국 증시 비중을 본격 늘리고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나오는 주요국 통화정책과 원자재 가격 강세 속 친환경 관련주를 주목하란 조언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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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3.36포인트(0.99%) 오른 2371.7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개월 새 5.98% 상승했고, 코스피 대형주는 7.06% 오르며 이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1.18%)과 코스피 소형주(0.61%)를 큰 폭 웃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 동반 ‘사자’ 속 대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달러화 약세에 따라 반도체 전반이 상승,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에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 유입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서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 삼성SDI(006400), POSCO홀딩스(00549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1~2%대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직전 거래일 4%대 강세를 보였고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美IRA·실적 대형주로 외인 수급 ‘쑥’…中이탈 자금도
코스피 대형주 상위 20개 종목에서 1개월 새 상승폭이 두드러진 주요 종목을 살펴보면, 이날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포스코케미칼(003670)(35.33%), 삼성SDI(006400)(26.50%), POSCO홀딩스(23.44%), LG에너지솔루션(373220)(22.80%), LG화학(051910)(20.75%) 등 순이다. 3분기 견조한 실적과 미국 IRA 수혜 기대감으로 외국인 수혜가 몰리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와 장기 낙폭 과대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화권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 유입되고 있고, 2차전지주는 중국보다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음에도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IRA 수혜로 2차전지와 모빌리티에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반기 리뷰를 앞둔 영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반기 리뷰를 앞두고 중국 비중을 줄인 연기금들이 국내 비중 늘리고 있다”며 “주요 펀드와 연기금에서 글로벌에서도 유독 비중이 크게 빠져 추가적으로 줄일 가능성도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내년 정책 수혜·실적 대형주 ‘비중확대’가 유효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변화 속 내년 1분기 이후 달러 약세,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가 전망되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상대적 우위,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신흥 아시아 부상은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일 것이고 외국인 순매수 유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유입은 코스피 대비 대형주 강세로 이어질 것이고, 한국 증시 ‘비중확대’ 전환 시 대형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IRA와 친환경 테마 상승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금주 예정된 중간선거 이벤트를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따른다. 결과에 따라 세부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원·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 정책에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지만, 공화당 양원에서 다수당이 되면 IRA, 증세, 부채한도 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자동차, 태양광, 2차전지 등 친환경 관련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결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