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전국적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停貸·팅다이) 운동이 일어나 중국 당국이 부동산 대출 연장과 개발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 중국에서 가장 부동산이 비싼 도시 중 하나인 선전의 고층 빌딩. 사진=신정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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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은보감회)는 전날 여러 루트로 각 은행에 적격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대출을 연장할 것을 주문했다. 또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합리적인 자금 지원 요청에 응하라고 했다.
중국 곳곳에서 아파트 분양 피해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 운동을 벌이자 당국이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은보감회 책임자는 전날 관영매체인 은행보험보와 인터뷰를 통해 각 은행에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책임자는 “부동산 개발사업 공사가 신속하게 재개되고 주택이 수분양자들에게 조기에 인도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15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은보감회 관계자가는 “개별 주택개발 업체들의 분양 연기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며 “당국은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부동산 금융의 질서를 유지하고, 금융기관의 시장화를 유도해 리스크(위험)처리에 참여하도록 관련 부처와 업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대형 부동산 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고, 최근들어 분양 대금을 미리 내고도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분양자들은 각 지에서 주택담보대출 상환 집단 거부 ‘팅다이’에 들어갔다.
미국 씨티그룹이 발표한 중국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22개 도시 35개 단지에서 분양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중단을 결정했다.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그 규모가 86개도시 240곳 단지에 이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대출 상환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총 21억 1000만위안(413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