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1분기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화학(051910)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는 8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3% 감소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의 1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도 1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84% 감소하고 한화솔루션(009830)의 1분기 영업이익 역시 1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7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 같은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석유화학 기업 중 정유 사업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을 제외하고는 LG화학(051910) 정도만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과 원가 상승 등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신사업으로 육성해온 첨단소재 부문에서 양극재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이익 상승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탄소 중립 정책이 확대하며 석유 화학 관련 제품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친환경 기반 미래 사업에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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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수소와 배터리소재,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3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세웠다.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하되 이를 신사업을 중심으로 이뤄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수소 분야에서는 120만톤(t)의 청정수소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했으며 매출 5조원을 목표로 삼았다. 배터리소재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리사이클 분야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100만t 이상 판매하고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SK케미칼은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업을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바이오 전반으로 의약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사업 부문의 실적 회복이 필요한 만큼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그룹과 함께 미국 REC실리콘에 지분 투자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시설을 확보해 태양광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산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업계는 1년 벌어 10년 먹고산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증설을 하면 업황이 좋을 때 효과를 보는 산업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소리가 나온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 사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