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19’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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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정부가 2019년부터 열고 있는 스타트업 축제 ‘컴업(ComeUp)’ 행사 홍보 실적이 무리하게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계정을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를 늘리고, 관련 영상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 소위 ‘클릭질’을 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컴업2020’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던 대부분 계정이 가계정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컴업 2020’ 인스타그램 SNS 계정 팔로워는 10월 245명에 불과했지만, 행사가 끝날 무렵인 11월에는 7079명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많은 팔로워를 확보했다고 홍보했지만, 대다수 팔로워는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유령계정’이었다.
홍보 영상 조회 수 역시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컴업 2020 하이라이트 영상의 조회 수는 약 380만회로 나타났지만, 지역적으로 이를 분석한 결과 인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의 조회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즉, 행사를 진행할 때 사업 대상과 무관한 지역의 광고를 통해 조회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조 의원은 “컴업 개막식 영상 역시 8만명 정도가 봤다고 자랑했지만, 이 역시 상위 명단을 보니 인도나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 10~20분 영상을 평균 17초 봤다. 사실상 본 게 아니고 클릭을 통해 성과를 부풀리기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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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조 의원은 “정부가 나서서 스타트업 판을 벌여주겠다고 하면 이런 식으로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며 “창업진흥원은 효율적, 혁신적으로 업무를 했으면 좋겠다. 올해 행사 역시 지켜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용문 창업진흥원장은 “관련 영상을 보지 못했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중기부 기획조정실장도 “다른 사업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한 계연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적절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컴업은 세계 각국에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리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오는 11월 17~19일 사흘간 일정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