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부터 A형 혈우병 예방요법제인 ‘헴리브라피하주사’의 급여 기준을 확대했다. 환자의 나이·체중·복용기간에 관계없이 헴리브라 급여 혜택을 부여한 게 골자다. 정부는 국내외 임상연구문헌과 관련학회 의견, 해외 보험기준 등을 반영해 급여 확대를 결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만 1세 이상 만 12세 미만 투여 대상의 급여 기준이 신설됐다. 또 24주간의 투여 기간과 40kg 이상의 체중 기준이 삭제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 기존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있는 항체 보유 혈우병 환자 가운데 만 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인 환자 등을 대상으로 최대 24주간만 헴리브라 급여 혜택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소아 환자 등이 헴리브라를 사용할 수 없는 등 헴리브라 접근성이 낮았다.
기존 A형 혈우병 시장의 강자는 항체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노보세븐’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처방액이 15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녹십자의 ‘훼이바’(다케다 공동판매)와 지난해 5월 출시된 JW중외제약의 헴리브라가 각각 32억원, 21억원을 기록했다. 비항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녹십자의 ‘애드베이트’(다케다 공동판매, 258억원)가 주도하고 있다. 이어 또다른 녹십자 치료제 ‘그린모노’(91억원)와 화이자의 ‘진타솔로퓨즈’(79억)순이다.
중외제약은 헴리브라의 급여 확대뿐만 아니라 헴리브라 자체가 항체 생성 우려가 낮은 데다 복용 편의성이 높아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헴리브라는 혈우병 치료제 중 최초로 정맥 투여가 아닌 복부나 허벅지 등 피하(피부 아래)에 직접 주사할 수 있다”며 “주 1회부터 최대 4주에 1회만 투여해도 약효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혈우병 치료제는 약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짧아 최소 주 2회 이상 맞아야 한다.
녹십자는 그간 시장을 주도하면서 환자들에게 쌓은 신뢰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우병 치료제는 평생 투여하는 제품으로 급여확대가 얼마나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녹십자 에드베이트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항체 A형 혈우병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어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훼이바의 경우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