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영양 현리 오층모전 석탑’이 보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영양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호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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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경상북도 북쪽 지역인 영양읍 현리의 반변천 인근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모전석탑은 석재를 벽돌 형태로 가공해 쌓은 탑이다. 탑의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탑 주변에서 출토된 용 문양의 암막새, 탑의 돌을 다듬은 형태와 문설주(문 양쪽에 세운 기둥)의 인동문(꽃무늬와 덩굴무늬가 조화를 이룬 무늬),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보고서 등을 통해 신라 말 고려 초로 추정하고 있다. 탑과 연관된 옛 사찰도 확인되지 않는다.
탑은 크게 기단부, 탑신부(몸돌), 상륜부로 구성됐다. 1층 탑신은 12단으로 축조했고, 남면에 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감실을 뒀다. 감실은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으로 좌우 문설주와 위아래 인방(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을 놓아 문을 설치했다. 특히 좌우 문설주 표면에는 당초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문화재청 측은 “벽돌 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때 각진 위치에 자리한 모서리돌을 둥글게 처리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며 “이런 형태는 다른 석탑이나 전탑에서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탑신부는 총 5층이며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폭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형태다. 영양지역에 국보 제187호로 지정된 ‘영양산해리 오층모전석탑’보다 규모는 작지만 같은 재료를 사용한 모전석탑 계열 형식의 5층탑· 남쪽에 설치한 감실· 탑의 경사 등에서 유사성을 띠는 등 같은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사진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4층 일부까지 모습이 남아 있었지만 이후 1979년 해체 복원 과정에서 5층으로 복원했다. 또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주변 보수정비 공사를 해 현재 모습이 남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체 보수 과정에서 일부 모습이 변형된 부분은 아쉽지만 모전석탑 계열의 탑으로 희소성이 있는 데다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보물로서 충분히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