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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전날 언급한 ‘11명 한국당 이적설’에 대해 “갈 사람 있겠느냐”며 “저는 처음 들었다. 이정미 대표는 웃기는 사람이다”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9월 당대표 취임 후 평소 강경 발언을 자제하던 손 대표는 최근 거친 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 전원책 영입하며 ‘보수대통합론’ 기름 부어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발언을 두고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을 둘러싼 ‘샅바 싸움’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사실 보수통합론은 지난 7월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여의도 정가에 꾸준히 흘러나왔던 이야기다. 김 비대위원장은 인터뷰 등을 통해 “틈새가 벌어진 보수·우파 집단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문제”라는 말을 해왔지만 거대담론 수준에 머물러 손 대표의 거센 반발을 부르지는 않았다.
이어 유승민 의원 등 보수성향 인사들의 이적설이 피오르자 손 대표는 적극 반박에 나섰다. 당장 손 대표는 15일 “우리가 중심을 잡을 것이다. 갈 사람들은 수구 보수로 가라”며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발끈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이정미 대표가 17일 아침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에서 11명이 빠져나가 한국당으로 갈 것이란 소문이 여의도에 돈다”고 까지 말하자 손 대표는 더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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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에는 전 위원을 향해 “평론가 역할을 할 때 보는 정치하고 막상 들어와서 칼을 쥐고 와서 흔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역공에 나섰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 통합의 선두에 설 것이라며 “민주평화당이 다음 총선에서 존속하겠느냐”는 등 ‘손학규발 정계개편론’으로 초점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 보수성향 의원들은 적어도 손 대표로부터 마음이 떠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상욱 의원은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바른미래당의 창당 주역”이라며 “하지만 현재의 당은 ‘개혁적 보수·합리적 중도’라는 창당정신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이미 실패했다”며 “우파 단일대오가 필요하다. 한국당의 쇄신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바른미래당은 출발부터 근본적으로 화합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시작한 정당”이라며 “손 대표가 보수대통합설 진화에 나서도 의원들 기저에는 양당제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