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백신 접종의료기관의 분위기다. 백신접종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다보니 일반적인 진료업무까지 영향을 준 것. 이곳에 근무하는 A씨는 “접종 대상자들은 수시로 바뀌는 정부의 접종계획때문에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는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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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 ‘또 말썽’…접종계획 또 꼬여
정부가 8월 공급예정이던 모더나 백신 850만회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공급되지 못하다고 이날 발표하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9월까지 현재 4주에서 6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접종기한을 늘리는 대신 정부 목표 중 하나인 9월말까지 1차 접종률 70% 달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차 접종물량을 1차 접종에 당겨쓰면서 1차 접종이라도 맞게 한다는 취지다. 1차 접종률이라도 높여야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이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는 소위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지금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2차 접종, 부스터샷(추가접종) 등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백신 수급 불안이 가중되면서 당초 50세 이상에게만 권고하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용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 청장은 “AZ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으로 허가가 나있기 때문에 백신의 수급 상황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서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혈전증 등 부작용 발생을 이유로 당초 30세 이상이었던 접종권고 연령을 50세 이상으로 올렸다.
“접종주기 4주→6주 문제는 없어”
당국과 전문가들은 접종주기의 연장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청장은 “외국도 백신 수급 및 접종 상황에 따라 접종 간격을 조정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독일은 6주, 영국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모두 8주의 접종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접종간격을 6주로 늘리는 것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등에서도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큰 문제는 접종간격을 수시로 변경할 경우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데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간격을 모더나에 맞춰 기존 3주에서 4주로 조정하면서 혼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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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험생은 4주 간격 유지
정부는 이날 접종주기 변경을 발표하며서 2차 접종을 시작한 고3 학생과 고교 교직원은 기존 3주 간격을 유지키로 했다. 또 n수생, 학교 밖 청소년 중 수험생 등 기타 대입수험생도 기존 4주 간격을 그대로 가져간다.
반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의 교직원은 기존 3주 간격에서 5주 간격으로 조정한다. 일괄 변경된 2차 접종일정은 이번주 중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50대 연령층의 1차 접종은 예약한 일정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셋째주(8월 16~22일)에 시행되는 접종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위탁의료기관에서는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한다. 그 밖의 비수도권 지역 위탁의료기관은 모더나 백신으로 시행한다. 예방접종센터의 경우는 지역에 관계없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실시한다.
한편 18~49세 연령층의 백신접종 예약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