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파' 트럼프 외교안보팀..北美정상회담 영향 '촉각'

폼페이오 국무장관 이어 볼턴 안보보좌관까지..강경파 '전면 배치'
볼턴, 北수용 어려운 '리비아식 핵축출' 주장..'판깨기' 우려 확산
일각 "트럼프 '대화' 의지 명확..면면으로 평가해선 안 돼" 반론도
  • 등록 2018-03-26 오후 4:53:02

    수정 2018-03-26 오후 4:53:02

사진=존 볼턴 트위터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의 대북협상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른바 ‘슈퍼 매파(Super Hawkish)’로 불리는 존 볼턴(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안보보좌관) 지명자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투톱’ 역할을 맡게 되면서다.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강경론자들이 득세하면서 일각에선 ‘판 깨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를 통한 ‘북핵 제거’로 방향을 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분명한 만큼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우선 트럼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상대적으로 온건파였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의 후임에 대북 강경파인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한 데 이어 22일 친한(親韓)파로 분류된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뒤를 이을 새 안보사령탑에 볼턴을 기용한 건 ‘힘의 우위’에서 대북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사람 모두 회담이 불발되거나 진행되더라도 비핵화 합의에 실패한다면, 단박에 군사작전을 포함한 강경노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할 인물들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볼턴은 25일 뉴욕의 라디오채널 AM970 ‘더 캣츠 라운드테이블’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려고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굴리려고 할 것”이라며 “그들이 25년간 한결같이 해온 일”이라고 했다. 앞서 23일 자유아시아라디오(RFA)와의 인터뷰에선 “리비아처럼 그들(북한)의 핵무기와 장비를 포장해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넘기는 논의를 해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위한 위장”이라고 했다. 이른바 리비아식 ‘해외 핵 반출’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게 볼턴의 속내다.

그러나 ‘완전한 핵 폐기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003년 핵 포기 후 2005년 국교 정상화를 얻은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6년 후 ‘재스민 혁명’으로 붕괴한 걸 목도한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않다는 점에서다. 볼턴이 다소 무리한 요구로 결국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사설을 통해 “볼턴만큼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 가능성이 큰 사람은 거의 없다” “볼턴은 이미 위험에 처한 미ㆍ북 정상회담을 침몰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2003년 방한한 볼턴 당시 국무부 차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해 “포악한 독재자”라고 비난하자, 볼턴을 “인간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막말을 퍼부은 전례가 있다. 볼턴의 기용은 우리에게도 ‘득 보단 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김대중·노무현 등 한국의 진보정권과 워낙 껄끄러운 관계였던 데다, 문재인정부의 안보코드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레짐작 ‘면면’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그들의 대북관만을 보고 기용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특유의 ‘코드 인사’로 봐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볼턴의 기용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하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개의치 않는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볼턴도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한 (대북강경) 발언은 모두 지나간 일”이라며 몸을 낮췄다. 일각에선 CNBC 평론가였던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발탁에 이어 폭스뉴스 해설가였던 볼턴까지 중책에 기용되면서 트럼프의 ‘TV출연자’ 선호현상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WP는 “(정부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TV에 출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