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기다렸던 여행·항공株…日보이콧 운동에 '울상'

7월들어 여행·항공주 주가 급락…목표주가도 잇따라↓
작년 日지진 기저효과 기대했지만…보이콧에 '털썩'
"당분간 보수적 접근 권고…하락폭은 제한적"
  • 등록 2019-07-15 오후 6:43:23

    수정 2019-07-15 오후 6:43:23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면 꿈틀거리던 여행·항공주가 울상이다. 해외 여행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가들은 앞다퉈 여행·항공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의 주가는 7월 들어 각각 11.95%, 9.64% 떨어졌다. 대표적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089590)진에어(272450) 역시 같은 기간 15.54%, 17.53% 하락했고, 티웨이항공(091810) 역시 8.9% 내렸다.

앞서 여행주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걷고 있다.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여행이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오사카와 홋카이도에서 지진을 겪으면서 수요가 크게 꺾인 까닭이다. 항공주 역시 일본 수요 급감으로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걷다가 연초에 반짝 상승했지만, 5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고조되며 화물 교역이 감소하고 이후 유가까지 오르며 유류비 증가 여파로 주가가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주와 항공주는 성수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해 일본 자연재해의 기저효과도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전망에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가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이달 1일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함에 따라 한·일 관계가 악화, 이후 한국 대중들 사이에선 일본 제품을 사지 않고 일본 여행에도 가지 않는 ‘일본 보이콧 운동’이 퍼져서다. 이 때문에 수출 규제 조치가 발표된 이달 1일부터 여행·항공주들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음에도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7월 이후 잇따라 여행·항공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안 그래도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가 일본발 악재까지 터진 탓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8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각각 32%, 18%씩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지난 4일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14% 낮춘 데 이어, 15일에는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29%씩이나 내렸다. 대신증권은 지난 4일 진에어(272450)제주항공(089590)의 목표주가를 각각 8.7%, 15.5% 낮추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월 들어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각각 세 곳이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목표주가를 내린 곳은 각각 4곳, 2곳이었다.

당분간 이들 주가는 밋밋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수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전체 내국인 순출국자의 28%를 차지하며 일본은 단일국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인기 여행지 중 하나”라며 “하반기 기저효과와 함께 일본 수요의 점진적 회복에 따른 아웃바운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그 시점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고 한·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방일 관광수요 위축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다만 주가에 이미 해당 이슈가 기반영됐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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