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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진일, 10위권 진입…“인력 조화 강점”
인덕회계법인과 진일회계법인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대회의실에서 합병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인덕과 진일은 각각 회계사 67명, 56명(지난해 6월 기준)을 보유했다. 통합법인인 인덕진일회계법인(가칭)은 120여명 규모의 중견 회계법인으로 거듭난다. 이는 회계업계 내 10위권 수준이다. 여기에 정일회계법인에서 20여명의 회계사들이 합류해 합병 후 140여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오는 11월 40인 이상 감사인이 있어야만 상장사 외부감사가 가능한 감사인 등록제 시행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감사인 등록 요건 충족을 넘어 합병을 통해 상장법인 감사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특히 인덕은 다양한 업종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회계사로 구성됐고 진일은 국제회계기준(IFRS) 등 실무를 경험한 젊은 회계사 위주여서 인력 자원의 조화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권희승 인덕 대표는 “감사인 등록제 시행이라는 전략적 필요뿐 아니라 품질관리나 행정관리 측면의 역량을 높이는 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앞으로 회계사 200인 이상 규모로 성장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영석 진일 대표도 “빠르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라며 “회계 개혁에 선도 대응함으로써 진취적이고 모범적인 회계법인으로 발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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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규 예교 대표는 “회게법인이 대형화로 가야 한다는 정책 취지 때문에 합병이 필요했다”며 “각자 고유의 업무영역을 갖고 있고 조직 구조가 단순해 빠르게 합병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성과 예교는 상장사 등 감사와 함께 컨설팅 부문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컨설팅 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 절반 이상 수준이다. 지성과 예교는 각각 부동산과 부실채권(NPL) 투자 분야에서 강점이 있어 합병 후에도 업무 중첩이 크지 않고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전(예교)과 김해(지성)에 있는 사무소를 활용해 전국 네트워크도 강화할 계획이다.
회계 투명성이 강화되면서 감사 품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품질관리실과 경영지원실도 새로 정비해 시스템을 선진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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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확정될 감사인 등록제 요건(40인 이상)에 대응해 중소 회계법인 합병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걸림돌도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선 독립채산제 형식의 회계법인간 의견 일치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독립채산제란 팀제로 모여 하나의 법인을 이루는 형태를 말한다. 보유 지분을 각자가 보유하고 있고 매출에 따라 이익도 달라서 합병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합병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사례를 보면 회계법인 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회계법인 내 팀제가 분리되면서 분할하는 형태가 나오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합병 성사를 목전에 둔 회계법인들도 양사 의견이 일치한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합병을 선언한 성도·이현회계법인의 경우도 독립채산제가 아닌 일반 기업처럼 원펌 형식이어서 수월하게 합병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회계법인이 비상장인 만큼 합병 비율 산정도 골치다. 통상 순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되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 구성 등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지성·예교의 경우 순자산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합병 비율을 일대일로 적용키로 합의했다. 통합 과정에서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인덕·진일 역시 순자산과 매출액, 인력 규모가 비슷해 합병 논의가 수월했다.
글로벌 회계법인과 멤버펌 계약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국내 회계법인끼리 의견을 모아도 제휴 관계에 있는 해외 회계법인의 생각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한 회계법인은 해외 회계법인과의 멤버펌 제휴 종료와 관련해 이견이 생기면서 합병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합병을 선언한 회계법인 대표는 “각자 이해관계만 따지면 합병까지 가는 길은 험난할 것”이라며 “각 회계법인의 대표와 파트너들의 희생과 양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