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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9, 8,…,1.” .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굉음을 내며 로켓이 우주로 솟구쳐 올랐다. 목표궤도에 진입한 뒤 성능검증위성 분리,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차례로 이뤄내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 누리호가 우주를 향한 문을 연 순간이다. 누리호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의 뒤를 이어 실용급 위성(1톤 이상)을 자력으로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로 발돋움했다. 우주기술 독립이다.
이번 발사로 우주까지 갈 수단을 확보한 만큼 우주탐사를 위한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달궤도선 ‘다누리’를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보낸 뒤 2030년 초반에는 국산 로켓으로 달착륙선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발사 성공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실패를 통한 경험이 축적된 덕분이다. 1차 발사 때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서만 2600개 텔레메트리(누리호 원격 수신정보)자료를 분석했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개발부장은 “나로호 두 차례 실패 경험도 도움이 됐다. 누리호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직접 수행한 경험이 빠른 실패 원인을 파악한 비결”이라고 했다.
누리호는 한국 우주기술의 집약체다. 심장인 엔진을 비롯해 37만개에 달하는 부품 제작과 조립에 항공우주산업(KAI), 한화, 현대중공업, 두원중공업 등 300여개 민간 기업들과 500여명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를 넘어 대한민국 역사에서 기념비적 순간”이라며 “1993년 6월 과학관측로켓 1호 발사후 30년만에 이뤄낸 결실로 우리땅에서 우리손으로 우리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영상회의실에서 발사를 지켜본 뒤 “오늘로서 우리나라도 자주적인 우주개발능력을 갖추게 됐다. 그동안 애써주신 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진 여러분, 많은 기업과 산업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국민을 대표해 치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원 여러분도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항공우주청을 설치해 항공우주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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