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시대’ 색조화장 대신 향수에 빠진 2030

올 상반기 향수류 제품 롯데 48%, 신세계 34.2%, 현대 63.8% 신장
신세계인터 딥디크 119%↑, 바이레도 58%↑…니치향수 수요 급증
언택트 시향, 무료 반품 등 온라인 마케팅 강화
오프라인 매장서는 향수 컨설팅 등 차별화 서비스 시도
  • 등록 2021-08-09 오후 5:50:35

    수정 2021-08-09 오후 9:04:1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코로나19로 마스크와 함께하는 일상속에서 뷰티 아이템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색조화장품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향수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에 화장을 하는 대신 개성있는 향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 원하는 20·30대가 늘어나면서다.

바이레도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향수류 관련 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 롯데백화점은 48%, 신세계백화점은 34.2%, 현대백화점은 63.8% 증가했다. 조 말론 런던, 딥디크, 퍼퓸드말리, 톰포드 등 고가의 니치 브랜드 향수가 판매량 신장을 이끌었다.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향으로 개성을 표출하려는 사람이 늘어났고 선물로 도 각광을 받으면서 판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올해 1월부터 7월 20일까지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6% 증가했고, 같은 기간 딥티크는 119.5%, 바이레도는 58.7% 신장했다. 향수는 매장에서 시향지나 손목 등에 뿌려 향을 맡아보고 구매하는 대표적인 대면 상품이다. 하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매장에서 견본품(샘플) 사용이 금지돼 시향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6월부터 신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무료 시향과 반품을 할 수 있도록 ‘언택트 시향’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향수를 주문하면서 샘플을 동봉하는데 샘플 향을 맡아본 후 구매를 원하지 않을 경우 무료로 반품을 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조 말론 런던은 지난 6월 브랜드 앰배서더인 배우 김우빈이 참여한 리미티드 에디션 ‘마멀레이드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국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머멀레이드 컬렉션 30㎖ 용량의 제품은 출시 이후 인기를 끌면서 일부 품목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품절이 난 상태다.

향수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끌고 있다. 조 말론 런던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나만의 맞춤식 향을 찾아주는 ‘센트 페어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핸드 앤 암 마사지’ 등도 제공한다. 다만 코로나19 3단계 이상에서는 마사지 서비스는 받기 어렵다.

샤넬뷰티도 나만의 향수를 찾을 수 있도록 ‘알쉬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평소에 사용하는 향수 스타일, 이미지 등 질문을 통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이후에 시향을 통해 나만의 스타일을 잡아준다. 샤넬도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강화 이후로 시향이 금지되면서 시향지를 투명포장지에 담아서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공간에서 시향을 한 후에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명품 브랜드도 작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커머스 등을 통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샤넬뷰티, 에르메스뷰티 등 대부분 명품 뷰티 브랜드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향수 전문 매장 ‘쟈뎅 드 프레그런스(Jardin de fragrance)’(사진=현대백화점)
폭염에 거리두기 강화로 기분 전환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실내 방향제 제품도 판매가 잘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상반기 실내 방향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4%, 같은 기간 마켓컬리에서는 95%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성이 담겨있는 선물을 하고 싶은 2030세대가 한 병(50㎖ )에 20~30만원하는 고가의 향수를 예전보다 쉽게 산다”며 “시향은 힘들지만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늘어나면서 향수 브랜드 매출이 견조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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