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총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도 참석한 행사였지만, 손 회장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친노동 정책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손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서도 정책이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경총을 비롯한 경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 주시기를 부탁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올해 81세인 손 회장은 외조카인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 그룹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2013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역임했다. 경제계의 높은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는 그는 지난 2018년 2월 경총 전형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다.
손 회장은 취임 이후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며 재계 어르신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대다수 경제단체장들이 정부에 재계의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 달리 손 회장은 경영계의 이익을 침범하는 행위에 대해선 직접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앞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고 작심한 듯 말했고, 같은해 10월 한 행사에선 “경제가 이념에 발목잡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발언 역시 누구 앞에서도 할 말은 하는 평소 스타일 그대로였다.
손 회장의 리더십은 1970년 산업평화 정착을 위한 사용자단체로 출범한 경총이 종합경제단체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손 회장은 올해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경총은 이날 기념식에서 ‘함께하는 경제, 함께 여는 미래’라는 비전과 함께 ‘노사관계 선진화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국민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제시했다. 경총은 새로운 미션·비전에 따른 종합경제단체로서의 정책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기업 경영의 애로요인을 분석한 ‘2020 기업경영장벽 보고서’를 발간해 정책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용역 활동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손 회장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상호 협력하면서 기업의 경쟁력과 함께 고용과 임금을 높여나가는 선순환 구조야말로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핵심 요인”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화, 유연화 추세에 발맞춰 우리 노동과 산업제도의 틀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종합경제단체로서의 경총의 시대적 역할이 더 넓어지고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경총이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던 2018년 7월 취임했다. 그는 송영중 전 부회장과 경총 사무국의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김영배 전 부회장 시절 회계부정 의혹을 수습하고, 예산과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내부 혁신에 나섰다. 그 해 있었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관련 검찰 압수수색, 고용부 지도감독, 국세청 세무조사 등 각종 내부 경영 난제에도 흔들림 없이 사무국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총괄한 것도 김 부회장이었다.
관료 출신으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지낸 김 부회장은 각종 협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실무자급이 참여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노사정 합의 과정에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지난달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에서 경영계를 대표해 원활한 협상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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