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소문난 잔치'..전략경제대화 폐막(상보)

  • 등록 2014-07-10 오후 10:43:51

    수정 2014-07-10 오후 10:43:51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세계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제6차 전략경제대화(S&ED)가 위안화 절상과 영유권 갈등, 사이버 해킹, 인권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서로의 견해 차이만 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정도의 진전을 이룬 것과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합의한 점 등의 성과만 거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까지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전략경제대화가 정치 경제 국제 등의 분야에서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SCMP는 “긍정적인 논조의 대화가 오갔지만, 한 폭의 좋은 그림을 그려내진 못했다”라고 전했다.

양국은 영유권 갈등과 인권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해양주권을 확고히 보호하겠다”며 “미국은 객관적이고 공평한 자세를 취하고 지역의 평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S&ED의 최대 쟁점인 위안화 절상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하지 못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 내 자율성을 인정하는 게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만,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멈출 정도로 중국 경제 회복세가 충분하지 못하다”며 계속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줄이겠다고 밝혀 미국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할 것임을 보여줬다.

양국이 논의의 진전을 이룬 분야는 북핵문제다.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존 캐리 미국 국무장관은 대화 폐막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되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한반도를 만드는 중요한 긴급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제츠 국무위원도 “양국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이라크 시리아의 정치적 불안 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밖에 양국이 세계 1,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8개의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는 이번 대화에 대해 “원만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90여개 항목에 걸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상호투자협정과 관련해서는 “투자협정 본문의 핵심적인 문제와 주요 항목에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며 “내년 초에는 ‘블랙리스트’(투자 금지 항목)를 놓고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경제대화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현안과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회의로, 해마다 양국이 번갈아가며 주최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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