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탈당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한 기자회견 직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에서 아무 소리 않고 그냥 따라다니다가 선거 때 지원 연설이나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일까? 아니면 ‘양당 모두 싫다. 내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상당수 국민의 절망감을 공감하면서 그분들께 길동무가 되어 드리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일까? 이런 고민을 했다”며 “후자가 저에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129명이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고통받는데 당을 떠나야만 하느냐’며 비판 성격을 띤 탈당 만류 선언을 한 데 대해선 “그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제가 만약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더 점잖고 우아하게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때문에 제가 발표를 일주일 연기했는데 그 사건으로 증오의 정치, 혐오의 정치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은 더 굳어졌다. 이대로 가서는 양당이 사활을 거는 혐오의 정치가 끝날 수 없기 때문에 제3의 대안을 찾는 길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 성명을 보면 사실과 다른 것도 많이 있다”며 “제가 윤석열 정부는 비판하지 않고 민주당만 비판했다는데 지난 2년 동안 네 SNS를 보시면 80% 이상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극도로 자제하다가 최근에 좀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이미 제 탈당 기자회견이 예고된 목전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것보다 평소에 민주당의 변화를 위해서 그분들이 노력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라며 “저한테도 탓이 있겠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저하고 좀 만납시다’, ‘이건 이러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런 노력이 있었음 직도 한데 그렇게 하신 분은 제 기억으론 한두 분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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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라디오에서도 이른바 ‘이낙연 악마화’에 대해 “제 재산이 몇 조라고 그런다. 그런 식으로 인격을 마구 짓밟았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많이 굳은살이 박여서 이젠 좀 견딜 만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강한 조처를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회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은 단둘이 비밀 회동을 한 적이 있다. 며칠 전 1월 초에 만났다”면서 “그렇게 긴 얘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 연합보다 세대통합의 새로운 모델로 봐주시는 게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대해선 “순발력과 경쾌함. 상당히 국민의 시선을 끌어들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때는 책상 위에 올라가기도 한다든가 보통 정치인들과는 좀 다르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저는 맨 처음에 좀 두려웠다. 만약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특별한 신뢰를 바탕으로 차별화까지 할 수 있다면, 예컨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백지화하는 등 몇 가지를 해결하면 정말 신선한 충격을 주고 민주당이나 야권은 아주 굉장히 곤혹스러울 텐데 그렇게 가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그걸 전혀 하지 않고 아바타 노선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4월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제가 1번 타자로 나가면 항상 다음 분들한테 예양으로서 저는 허드렛물 노릇을 할 테니 맑은 물은 이다음 분한테 기대하십시오. 이렇게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