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12년만에 당기순이익을 냈다. 해외유전 개발 손실로 오랜 기간 비판받아 왔으나 국제유가 급등과 맞물려 당시 개발했던 해외유전에서 큰 수익이 난 데 힘입은 결과다.
|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전경. (사진=석유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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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는 지난해 31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매출이 2조493억원에서 3조6403억원으로 전년대비 78% 늘었고, 영업이익도 3798억원에서 1조7778억원으로 전년대비 368% 늘었다.
특히 해외법인 지분이익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12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석유공사는 2010년 당기순익 58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왔다. 2015년 한때 당기순손실 규모가 4조5003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해외 유전 수익이 대폭 늘었다. 연평균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2021년 배럴당 71달러에서 22년 99달러로 39% 올랐다. 영국 정부의 횡재세 부과로 석유공사가 투자한 영국 천연가스 회사 다나에 대한 현지 법인세율이 기존 40%에서 65%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곳에서 지난해 4월부터 연 456만배럴 규모를 생산한 것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할리바 유전과 연계해 개발한 유전도 조기 생산에 성공해 연 생산량이 52만배럴 늘어나면서 공사 매출과 이익이 큰 폭 늘었다. 정부의 공기업 효율화 기조에 발맞춰 판매관리비를 5% 줄인 것도 당기순익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석유공사는 이번 당기순익 흑자 전환으로 재무 상황도 일부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 19조8000억원 부채 21조4000억원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이 마이너스 1조6000억원에 이른다. 2020년 상반기 말 이후 줄곧 자본잠식 상태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공사 전 구성원이 오랜 어려움 속에서도 ‘원 팀 정신’으로 경영 개선과 자구 노력을 펼쳐온 결과 12년 만에 당기순익 흑자 전환 성과를 이뤄냈다”며 “공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