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금리 정점론’이 힘을 받으면서 강남·목동·여의도 급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잇단 고금리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규제 완화 정책으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세제혜택도 늘면서 ‘강남·목동·여의도’ 등 입지가 좋고 학군이 받쳐주는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매수세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 전반적인 거래량 증가보다 급매 위주로 거래가 늘고 있는데 시장에선 ‘금리 정점론’이 더 힘을 얻고 정부에서 추가로 대출이나 세제 혜택을 내놓는다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일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강남 지역엔 급매로 나온 매물들의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면적 59㎡ 이달 11일 23층 로열층이 16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똑같은 전용면적이 지난 2021년 10월 최고가 24억 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3개월여 만에 8억 6000만원이 빠진 채 매매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1,2차도 이달 17일 전용면적 131㎡ 기준 35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6월 47억 6500만원에서 9개월만에 12억 1500만원이 빠진 가격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는 이달 초 전용면적 72㎡가 23억 9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5월 말 37억에 거래되던 것에서 13억이 넘는 가격이 내린 것이다.
여의도나 목동도 급매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의도 리첸시아 전용면적 147㎡는 이달 중순 21억 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됐는데 이는 10개월 전만 해도 26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2단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로열층인 19층이 9억28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곳은 지난 2021년 8월 최고가 13억 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목동신시가지 4단지 전용면적 47㎡는 지난해 7월 14억 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10억 9000만원에 거래돼 반년만에 3억 3000만원이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관망세가 지속하는 과정에서 급매 위주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한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로 나온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전반적으로 매매거래가 활성화됐다고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매수자들도 급매가 나왔느냐는 문의가 많지 당장 급매로 가격 메리트가 있진 않아 매수움직임도 활발하진 않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3월 신학기를 앞두고 1~2월에 거래가 활발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에는 거래가 다소 뜸해졌지만 그래도 한창 문의도 없던 시기에 비하면 매수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특히 급매로 나온 매물은 꽤 빨리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청약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엔 무순위 청약이 완판되고 계약률도 시장 예상보다 웃도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13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최근 선착순 ‘줍줍’ 일정 진행 일 주일여 만에 모든 잔여물량이 ‘완판’됐다.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더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도 지난 20일 선착순 분양 진행 결과 계약률 95%를 달성했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정당계약에서 전용면적 84㎡형과 114㎡형 모두 계약마감했다. 전용 59㎡형 가운데 무순위 청약 후 남은 59㎡A·C타입 잔여물량에 대해선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