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악재' 무역전쟁…환율, 7개월만에 1100원대 급등

미·중 무역전쟁에 韓 금융시장 '긴장'
원·달러 환율 급등 지속…3일간 30원↑
최근 韓 증권자금 유출 두드러져 촉각
  • 등록 2018-06-18 오후 5:32:04

    수정 2018-06-18 오후 5:32:04

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또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에 국내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원화 가치 급락세가 가속화할 수 있는 데다, 외국인 자본 유출 압력도 커질 수 있어서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1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20일(1100.6원)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1100원대로 오른 것이다. 장중에는 1106.3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6일(1107.5원·고가)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돌발악재’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불거졌고, 원화 가치가 내린 것이다. 원화는 위험 통화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같은 기류 탓에 이날 주식시장도 뭇매를 맞았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16%, 3.00%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에 이어 환율 급등세가 계속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난 14일과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각각 5.9원, 14.6원 올랐다. 이날(7.1원)까지 더하면 3거래일간 상승 폭이 27.6원에 달한다. 지난 2016년 11월 9~11일(29.8원↑) 이후 가장 큰 폭 오른 것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 상승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향후 달러화가 계속 오르는지에 따라 추가적인 환율 오름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보호무역 주의가 외국인 자금이탈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걱정거리다. 가뜩이나 최근 국내 증시는 주요 아시아 국가들 중 자금 이탈이 유독 심화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주(7~13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11억700만달러 순유출됐다. 아시아 주요국 중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8억2900만달러 순유출됐다.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증시에서는 각각 8억7600만달러, 1억3000만달러 1억800만달러 빠져나갔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는 오히려 소폭 순유입됐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195억원, 233억원 넘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제 관심은 향후 자본 유출이 지속될지 여부다. 국제경제학회장인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동성이 풍부한 나라”라며 “과거에도 전세계 현금인출기라고 불릴 정도로 자본 유출이 빈번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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