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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미라’. 하지만 미라는 이집트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미라가 발견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지는 않지만 몇 구의 미라가 발견됐다. 내장과 장기를 모두 빼 만드는 이집트의 미라와 달리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자연적으로 미라화됐기 때문에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과학자들은 미라의 사인을 조사해 과거의 생활습관을 연구하고 의료학 발전에도 기여한다.
2010년 경북 문경시 흥덕동 국군체육부대 아파트 건립공사 현장에서 한 여성의 미라가 발견됐다. 17세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미라는 사망 당시 35~50세로 추정되며 양반가의 소실로 살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였다.
2001년 경기도 양주군에서 양반집 자제로 추정되는 5세 미라를 발견했다. 미라의 대장에는 회충과 편충, 간디스토마의 알 등 기생충이 우글거렸다. 연구를 진행한 서민 단국대의과대 교수는 “간디스토마의 경우 민물고기 회를 먹어야 감염된다”며 “당시에는 양반집 자제도 민물고기를 먹었다는 걸 말해준다. 그 밖에도 미라에는 결핵과 간염의 증거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강원도 강릉시에서 임지왜란 때 일본군과 싸운 남성의 미라를 발견했다. 턱에 골절이 있었으며 폐로 들어가는 기관지까지 식별될 정도로 보존상태가 뛰어났다. 심지어 대동맥까지 관찰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