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제약·바이오株 활기…개인 매수세에 고공행진 이어갈까

코스피 의료·정밀기기 지수, 연초 이후 13% 상승…시장 수익률 상회
바이오주 담는 개인…코스닥 순매수 20종목 중 절반 이상 '바이오'
금리인하·대규모 수주 및 임상 소식·원화 약세 등…우호적 환경 조성
  • 등록 2025-01-14 오후 5:55:54

    수정 2025-01-14 오후 5:55:54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새해 들어 제약·바이오 주식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제레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총괄이 13일(현지시간)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 개막식에서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언급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출처 엠피닥터.
1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2~14일) 코스피 의료·정밀기기 지수는 13.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08%)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의료·정밀기기 지수 역시 이 기간 6.21% 상승하면서 코스닥 수익률(5.88%)을 상회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던 바이오 종목 주가가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바이오업종은 연구·개발(R&D)을 위한 차입 규모가 크고 성과를 내기까지 장기간 투자를 요한다는 점에서 금리에 민감한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바이오주를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리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한 분위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유한양행(000100)(2060억원)이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주가는 9% 가까이 상승했다. 이 외에도 개인은 셀트리온(068270)(1140억원), 한미약품(128940)(280억원) 등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알테오젠(196170)(1650억원), 리가켐바이오(141080)(560억), 씨젠(096530)(280억), 펩트론(087010)(260억), 디앤디파마텍(347850)(220억), 휴젤(145020)(200억), HK이노엔(195940)(170억), 에이비엘바이오(298380)(170억), 네이처셀(007390)(160억), 바이넥스(053030)(120억), 셀트리온제약(068760)(110억) 등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바이오 종목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수주와 바이오 기업의 임상 소식도 전해지며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제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이날도 1% 넘게 강세를 보이며 102만 4000원에 장을 마쳤다. 유럽 소재 제약사와 14억 1011만달러(한화 약 2조747억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의 40% 수준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연간 수주 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 5조 403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배 증가하는 등 업황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6개월간 25%가량 상승했다.

이 외에도 이날 샤페론은 염증복합체 억제 아토피 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b상 파트1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장중 26.8% 넘게 치솟았다가 4%대 강세로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도 전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브리병 치료제 ‘LA-GLA(HM15421/GC1134A)’ 임상 1·2상 시험 계획서(IND)를 승인 받았다고 공시하며 글로벌 임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원화 약세에 따른 의료기기 섹터 역시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에는 분기 대비 실적 감소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의구심으로 의료기기 업종 주가 하락이 있었으나, 올해 견조한 성장세를 중심으로 높은 주가 상승을 시현할 전망”이라며 “원화 약세 상황으로 인한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제재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지난해 의회 통과에 실패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의 장기적인 내러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긴 호흡이 필요한 미국의 입법과정을 고려했을 때, 생물보안법에는 장기적인 시선이 필요하며 단독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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