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통령실은 9일 전날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난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에 “사전에 준비한 계획에 의해 대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사진=연합뉴스) |
|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치 우리가 소홀함이 있는 것처럼 오해한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20일 서울청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행정안전부, 산림청 등 재난 관리 담당 국장들이 회의를 열고 재난 발생 시 메뉴얼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재난이 발생했을 시 대통령실이 초기에 직접 나서면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재난 초기 총력대응을 신속히 지시해 비상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대통령의 현장 방문도 현장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에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자택에서 지휘를 한 것은 이런 메뉴얼에 따른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2021년 전남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2019년 원주시장 대형화재를 언급하며 과도한 의전 논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년 수해를 입은 경남 화개장터에 뒤늦게 방문해 ‘피해를 보고 싶었는데 상인들께 누가 될까봐 못 왔었다’고 말한 부분을 소개하며 “국가운영을 책임진 대통령의 고민은 지난 정부의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의 대통령이나 똑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부가 바뀌어도 한 나라의 재난관리 대응원칙 체계는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국가재난 상황만큼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재난관리 상황을 놓고 정쟁의 대상을 삼는 건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국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늘 현장 방문은 원칙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방관이 불 끄고 있는 상황과는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소강 국면이라 현장상황을 직접 보시면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다음 재난 때도 자택에서 지휘하냐’는 질문에는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초기 상황에 따라 그럴 수 있고, 바로 나가서 점검하는 게 도움되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