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7년 8개월만에 최대 순매도 '눈길'

외인·기관 모처럼 동반 순매수로 1980선 회복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경제 정상화 무게
  • 등록 2020-05-19 오후 5:43:11

    수정 2020-05-19 오후 5:43:1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그간 국내 증시를 떠받치며 ‘동학개미’로 불린 개인투자자들이 하루 동안 1조원 넘게 내다 팔며 2012년 9월 이후 최대 순매도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50포인트(2.25%) 오른 1980.61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2%대 넘게 상승출발 한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48거래일 만에 1980선을 회복했다.

(자료=마켓포인트)
수급주체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61억원, 8423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1867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2012년 9월 14일 1조4510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다. 7년 8개월 만에 1조원 넘게 내다 판 것이다.

지난 4일 1조7001억원 순매수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1999년 지수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에 외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자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며 순매수세가 몰린 후 또 한 번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피 시장에 몰린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제 정상화에 따른 가격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개인이 오히려 순매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수급 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트로 팀장은 “수급환경은 제로섬 게임이다 보니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면서 개인이 많이 빠졌지만 나쁜 신호는 아니다”며 “개인만 계속 사면 원사이드 형태로 수급 선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데 외국인과 연기금을 주축으로 한 기관까지 순매수에 가세하면서 투심이 회복되고 수급환경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뿐 아니라 그간 주가가 떨어졌던 금융, 산업재, 에너지, 철강 주들이 많이 오르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경제 정상화로 가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종이·목재,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운수장비는 6%대 상승했고, 운수·창고는 4%대, 철강 및 금속, 증권, 은행, 기계는 3% 올랐다. 또 유통업, 전기·전자, 건설업, 금융업, 제조업 등도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3%대 상승했다. SK하이닉스(0006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전자우(005935), LG화학(051910) 등도 올랐다. 반면 네이버(035420), LG생활건강(051900) 등은 하락했고 셀트리온(068270)은 변동이 없었다.

이날 거래량은 7억6255만주, 거래대금은 11조7299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없이 총 654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총 203개 종목이 하락했다. 41개 종목은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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