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넨차이퉁은 소식통을 인용해 며칠 전 미국, 러시아 외교 당국자들이 빈을 방문해 두 정상의 첫 별도 정상회담 관련 세부사항을 협의했고 날짜가 15일로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회담 날짜가 이번 주중 확정될 것이라면서 미·러 양국이 회담 관련 사항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크로넨차이퉁 보도와 관련해 타스 통신에 “아직 정보를 제공할 준비가 안 됐다. 준비되는 대로 알려주겠다”고만 밝혔다.
페스코프는 앞서 지난 9일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화통화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빈에서 여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도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미·러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며 “빈은 과거에 대화를 위한 훌륭한 장소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러 정상회담이 브뤼셀 나토 정상회의 이전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영국을 방문하는 같은 달 13일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립국인 오스트리아는 냉전 시대 미·소 정상회담 장소로 종종 이용됐다.
1979년에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빈에서 만났다.
예정대로 빈에서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면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별도 회담이 된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러 정상이 다자무대에서 회동한 적은 있지만, 따로 양자회담을 한 적은 없다.
미·러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데 이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고, 시리아 내전 사태를 두고도 서로 대립하면서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러 관계 개선을 주장했으나,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 등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면서 취임 후 자신의 주장을 펼칠 추동력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이달 초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크림 병합 이후 주요 8개국(G8)에서 축출된 러시아를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미·러 관계 진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