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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데이터 회사 트렙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부동산(사무용빌딩·호텔·오피스텔·상가 등)을 담보로 한 대출 가운데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대출채권은 5410억 달러(728조원)로, 이는 단일 연도 사상 최고치다. 이 채권들은 올해부터 상환을 해야 하는데, 2027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것까지 합하면 총 2조2000억달러(2961조원)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공실률이 높아지고 현금 흐름이 약화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상당수의 차주가 올해부터는 만기연장해온 대출의 이자를 갚아야 하지만, 처음 대출 받을 당시에 비해 크게 오른 금리는 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상당수의 상업용부동산 사업자가 디폴트 상태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WSJ은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나 탄력근무가 계속되면서 오피스빌딩은 공실률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 임대주택도 공실률이 증가해 많은 집주인이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변동 금리 부채를 상환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튜 앤더슨 트랩 전무이사는 “물가와 금리가 하락하면 부담이 줄어들겠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금리인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
WSJ는 “미 금융 당국이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금융시스템 부실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신설된 미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작년 보고서에서 “재정적으로 부실한 부동산의 매각은 가치 평가의 폭넓은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SOC는 또 민간 금융기관들에게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상황을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고 WSJ는 전했다. 자체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다른 부동산 채권자들에게 빌려준 자금까지 조사하도록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