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에서 조성한 비전펀드가 또다시 투자악재에 직면했다. 2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브랜드리스가 사실상 파업을 선언하며 비전펀드 2호 조성에 적신호가 켜졌다.[사진제공=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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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가 2억 5000만달러( 2835억 8400만원)을 투자한 온라인 생활용품 스타트업 브랜드리스(Brandless)가 직원의 9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투자 실패로 부침을 겪고 있는 비전펀드가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브랜드리스는 전체 직원의 90%인 70명 규모의 인원을 감축하고 온라인 주문·판매를 중단한다.
브랜드리스는 음식부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350여가지의 제품들을 단 돈 ‘3달러’에 판매하면서 주목을 받아온 스타트업이다. 소프트뱅크, 구글 벤처스로부터 3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한때 기업가치를 5억달러까지 평가받기도 했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에 밀려 경영적자에 시달려왔다. 이후 균일가 판매모델을 접고 제품라인별 홍보전략을 택했지만 적자가 커지는 것을 멈추지는 못했다.
브랜드리스 이사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소비자 직거래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현재 사업 모델을 지속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브랜드리스는 직원 10명이 남아 일부 편의점을 통해 자사 제품을 제공하는 등 사업을 지속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비전펀드는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 카쉐어링 서비스 ‘겟어라운드’(Getaround), 개 산책 도우미 어플리케이션 ‘웨그’(Wag), 로봇 피자가게 ‘줌’(Zume)에 이어 또 하나의 투자 실패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비전펀드는 브랜드리스 투자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실패 사례가 늘어가며 비전펀드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도 차가워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기존 비전펀드를 능가하는 규모(1080억달러·약 128조원)로 2호를 조성하기로 결정했지만 비전펀드 1호 주요 투자자였던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등은 2호 투자를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12일 지난해 4분기 결산을 발표한다. 손 회장의 입장 발표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 온라인 기반 생활용품업체 브랜드리스가 사실상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브랜드리스는 비전펀드가 거액을 투자한 미국 생활용품 스타트업이다. [사진제공=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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