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삼성물산 백기사로 나선 배경은?

28일 지분 0.2% 매입 이어 자사주 5.76% 전량 취득
전략적 제휴·시너지 제고 기대…삼성측 요청 수용
  • 등록 2015-06-10 오후 6:58:45

    수정 2015-06-10 오후 6:58:45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KCC(002380)가 삼성물산 지분을 잇따라 확보, 삼성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C는 지난 28일 삼성물산(000830) 지분 0.2%(32만여주)를 28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삼성물산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11일 장외거래를 통해 10일에는 6742억원을 투자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 899만557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C가 보유하게 되는 삼성물산 주식은 931만557주(5.79%)가 된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인수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양사가 전략적 제휴 및 시너지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SDI(006400)(7.39%), 삼성화재(000810)(4.79%), 이건희 회장(1.41%) 등 기존 보유 지분 13.9%에 KCC가 확보한 5.79%를 합쳐 19.69%의 지분을 확보해 양사간 합병이 이뤄질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양사의 합병에 반대입장을 나타낸 엘리엇펀드의 지분율은 7.12%에 불과하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삼성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혹시 모를 무산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KCC에 인수요청을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공시를 통해 밝힌 내용 외에 더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KCC 입장에서 국내 주요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도 “기존에 보유한 제일모직(028260) 지분으로도 합병법인(삼성물산+제일모직)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이번에 삼성물산 자사주 인수를 위해 투자한 금액(6742억원) 규모는 지난해 KCC의 영업이익(2733억원)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삼성측의 백기사 역할 요청을 KCC가 수락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KC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획이 원안대로 추진되면 합병법인의 주식 1700만여주(약 8.9%)를 보유하게 된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할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하면서 삼성 계열사와의 다양한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KCC는 건자재와 페인트 등을 삼성물산,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전자(005930)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국내 최대건설사인 삼성물산과의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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