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오후 2시경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 것이다.’
5일 코스닥시장에서 떠돌던 얘기다. 실제 코스닥 지수는 3년 2개월 만에 하락 사이드카가 발동됐을 정도로 폭락했다. 코스닥150 현물이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코스닥 선물이 6%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됐다는 얘기다. 결국 이날 코스닥 지수는 7.46% 하락했다. 미국 국채 신용등급 강등 이후 더블딥(경기침체)과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커졌던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는 이유는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된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도 있으나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수급 악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투자금을 빌려준 후 주가가 하락해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의 증거금(주식담보비율의 140%) 밑으로 빠질 경우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이는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로선 손절 매도하는 것이라 손실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은 수급이 수급을 악화시키는 장이라며 섣불리 주식을 매입해선 안된다고 권고했다.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일정 수준 주가가 하락하면 로스컷(손절 매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추가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코스닥 지수는 수급과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에 바닥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폭락장 속에 돈을 벌겠다며 나선 공매도 세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스닥150 종목 중 지난 2주간 누적 공매도 비중(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금액의 비중)이 10%를 넘은 회사는 24개로 집계됐다. 코미팜(041960)이 22.6%로 가장 많았고, 휴젤(145020) 18.4%, 헬릭스미스(084990)가 14.7%, 셀트리온제약(068760)이 14.0%로 바이오주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펙사벡 임상 3상에 실패한 신라젠(215600)은 공매도 비중이 8.5% 였으나 대차잔고 상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 종목의 대차잔고는 작년 말보다 무려 21.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