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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상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인 FAC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AC는 소의 지방 성분에서 추출한 복합 물질이다. 이 교수는 이 물질을 가지고 약과 동일한 과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소염진통제 만큼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FAC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당초 우주인을 위해 개발했다. 우주인들은 업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면 관절염을 앓았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칼슘과 미네랄이 빠져나가 뼈와 근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미국립보건원은 관절염이 생기지 않는 특정한 쥐의 골수에서 FAC를 발견했다. 이후 소의 지방에도 이 성분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국에서 상업화됐다.
문제는 순도였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FAC복합체에는 FAC 함량이 3~4%에 불과해 충분한 효과를 보려면 크기를 키워야 해 목넘김이 불편하다. 국내 중소기업인 SFC바이오는 FAC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한 후 함량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해 기존보다 순도를 3~4배 높여 특허를 받았다. 김성규 SFC바이오 대표는 건강기능식품이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국내 최고 권위의 서울대 산학연구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는 이상철 교수를 SFC바이오에 소개시켜줬다. 그는 국내 통증의학의 권위자로 통한다. 이 교수는 “처음에 설명만 들었을 때에는 약도 아닌데 효과가 얼마나 있겠냐 싶었다”며 “임상시험을 하면서 의구심은 확신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FAC가 어떻게 통증을 감소시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세포의 비정상적인 면역체계를 정상으로 되돌린다고 추측할 뿐이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건강기능식품이 효과를 의심받는 이유는 정밀한 실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FAC는 서울대병원의 까다로운 임상시험 절차를 그대로 따라서 효과를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FAC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약과 같은 즉각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대신 3~5일 정도 꾸준히 먹으면 통증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기 관절염 환자에게 FAC를 추천했다. 그는 “이들은 약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계속 약을 권유하기도 어려웠다”며 “이런 환자들은 FAC로 통증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FC바이오는 FAC 건강기능식품을 11월부터 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김성규 대표는 “약은 아니지만 약과 비슷한 통증관리 효과를 증명한 만큼 관절염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