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반대하며 태극기 집회를 벌여온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 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정광용 박사모 회장의 발언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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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님을 당장 석방하라!”
‘태극기 집회’에서 사회를 맡는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가 이같이 외치자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은 5000여 명이 외치는 “석방하라” 함성으로 가득찼다. 손 대표가 이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스팔트에서만 태극기를 흔들다가 처음으로 안에 모여 흔들고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모였다”고 하자 양손에 각각 태극기와 성조기를 쥔 ‘애국시민’들은 큰소리로 환호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과 ‘국민저항본부’(옛 탄기국) 등이 주최하는 ‘새누리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장충체육관 앞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는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 곳곳엔 ‘태극물결 담을그릇 애국정당 만들어서 무궁화꽃 살려내자’ 등의 궁서체로 된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새누리당’이라고 쓰인 어깨띠를 맨 한 당원이 노인들을 체육관 2층으로 안내했고 그 옆에선 노점상들이 노인들에게 태극기를 팔았다.
| 새누리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5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출구엔 ‘태극기물결 담을그릇 애국정당 만들어서 무궁화꽃 살려내자’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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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시작 전 이미 5000개의 장충체육관 좌석이 들어찼는데도 당원들은 끊임없이 몰려 들어왔다. 좌석을 구하지 못한 일부 당원은 한 좌석에 두 명씩 앉기도 했고 체육관 중간에 놓인 계단에 모여 있기도 했다. 주최 측은 ‘최후의 5분’ 등의 군가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사·작곡한 ‘나의 조국’들을 틀었고 당원들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따라 불렀다.
대회가 시작된 오후 2시쯤 안전상의 문제로 체육관에 들어오지 못한 당원들은 비가 내리는 데도 불구, 체육관 밖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중계되는 창당대회를 지켜봤다. 약 200여 명의 당원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우산을 쓰고 체육관 인근에서 떠나지 않았다. 인천에서 왔다는 강모(66·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며 “석방될 때까지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하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모(72)씨는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정당이 탄생한다. 대통령을 우리당에서 배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창당대회 분위기는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다.
정광용 박사모 대표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이 무대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은 무죄다”, “종북좌파 세력을 척결해자”, “이게 나라냐” “태극기 대통령을 만들자”라고 할 때마다 당원들은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님이 있으시던 당이기 때문에 뜻을 잇기 위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정했다”고 했다.
특히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정 대표가 “(조 의원은) 어마어마한 결심을 한 것”이라며 치켜세우자 당원들은 1분이 넘게 환호했다.
조 의원은 “우파 애국 국민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새로운 모습의 투쟁을 해야 한다. 우리 애국 우파세력들의 전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후 4시 20분쯤 전당대회를 끝낸 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로 향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광택·권영재 탄기국 대표를 공동 당 대표로 선출하고 강령 및 당헌 등을 채택해 향후 정식 정당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 2월 21 중앙선관위에 ‘새누리당 창당 준비위원회’를 등록한 뒤 대구, 서울 경북, 강원 등 시·도당 창당 대회를 열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정당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며 시·도당은 지역 주민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 새누리당 창당대회가 진행되는 장충체육관이 5000여 명의 당원들로 가득차 입장이 못한 약 200여 명의 당원들이 체육관 밖에 설치된 대형TV를 통해 중계되는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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