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수수료 5% 인상…미 기업들 "인플레 더는 못견뎌"

우버·리프트, 지난달부터 임시 유류할증료 도입
곡물가격 인상에 식품회사들도 줄줄이 가격인상
  • 등록 2022-04-14 오후 6:26:46

    수정 2022-04-14 오후 8:31:0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기업들이 40년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유통 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 수수료 추가 부과, 유류 할증료 도입 등의 방법으로 비용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8.5% 상승하며 1981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으며, 휘발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8% 급등했다.

아마존은 연료비 상승과 인플레 탓에 판매자에게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AFP)


아마존, 수수료 추가 추가 부과…우버는 유류할증료 도입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오는 28일부터 판매자들에게 5%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유류비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측은“올해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면서 (임금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연료비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는 더 어려운 문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물류·운송 등 공급망 관련 업계에서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할증료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는 지난달 임시 유류할증료를 도입해 운송업자들에게 운전 거리와 무관하게 지역에 따라 한번 운행 시 45~55센트(약 550~670원)씩을 추가로 내도록 했다. 리프트는 운송업자들이 유류비로 지난해보다 시간당 평균 57센트(약 700원) 정도를 더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와 UPS도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 기업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어니스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제너럴밀스, 펩시코, 켈로그 등이 두 자릿수 대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과 보리, 옥수수 등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곡물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주요 해외 수출 통로인 흑해 항구에 접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와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곡물 수출이 줄었다.

치솟는 유가에 물류 기업들은 유류할증료를 도입하며 비용 부담 나누기에 나섰다. (사진= AFP)


우크라전으로 인플레 심화…인건비 상승도 압박

적어도 향후 몇달간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과 수수료 추가 부과 조치 등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40%의 투자자만이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1월의 60%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근거는 크게 3가지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거치면서 실시한 양적완화 조치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인력난 속에 임금을 올리면서 인건비가 상승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 대형마트 월마트는 최근 회사 소속 트럭 운전사의 초봉을 최대 11만달러(약 1억3500만원)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상 직전 소속 운전사들의 평균 연봉이 8만7000달러(약 1억700만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6%가량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비용 상승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를 보유한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칩 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비슷한 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1980년대에는 원가가 상승할 것이란 예상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험을 봤을 때 “먼저 나서지 않으면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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