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태현, 사이코패스 아니다…반사회성 일부 특징 확인"

프로파일러 4명 투입해 범죄 심리 분석 최종 결론
  • 등록 2021-04-20 오후 6:01:50

    수정 2021-04-20 오후 6:01:5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5)이 경찰 조사에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증)’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서울경찰청은 김태현의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에 대해 “반사회성 등 일부 특성이 나타나긴 했으나 사이코패스 진단을 내릴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김태현을 구속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분석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6일부터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 4명을 투입해 김태현을 조사하며 얻은 진술과 그의 범행 방식, 범행 전후 상황 등을 토대로 범죄 심리를 분석했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체크리스트(PCL-R)를 갖고 있다. 총 20개 문항으로 이뤄진 이 리스트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문항당 0∼2점으로, 총점은 0∼40점이다. 피의자가 문항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아니다’는 0점, ‘약간 그렇다’는 1점, ‘그렇다’는 2점을 받게 된다. 총점이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사이코패스로 판단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의사의 소견이 있더라도, 심신장애로 감경하지 않는 등 형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로 범행 동기나 재범 가능성을 판단해 유사한 범행을 막고 수사기관 등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한다.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아동 성범죄자인 조두순은 29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살인범 유영철·강호순·이춘재 등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입양한 16개월 영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씨는 사이코패스로 진단되는 25점에 근접한 22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태현의 구속기간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했다. 지난 9일 송치된 김태현의 1차 구속기간은 18일에 만료됐으며, 지난 19일부터 2차 구속기간이 시작됐다. 김태현은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방호복을 입은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추가 구속 기간에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 등을 참고하고, 김태현의 여죄 등을 조사해 다음 주중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9일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 위반(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등 5개 혐의로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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