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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급락으로 인한 사이드카가 3년 2개월여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 지수도 1950선을 하회하는 등 한국 증시가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증권가에선 바닥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대외 불확실성→외환시장 불안→지수급락…급기야 사이드카 발동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6% 떨어진 569.79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4년 7개월 만의 최저치이고, 하락률로 따지면 지난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최대 폭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지속된 하락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 발동이란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이후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코스닥 시장에 급락으로 인해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56% 떨어진 1946.9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최저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BR 저점(0.78배)에 근접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외환시장도 흔들렸고 이는 투자심리를 재차 위축시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15.30에 거래를 마치며 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마감 께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0767위안을 기록, ‘포치(破七)’를 용인했다. 원화와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띄면서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31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선 매물이 또 다른 매물을 불러온 것으로도 추정한다. 지수 급락에 반대매매가 나왔고, 반대매매가 또 다른 지수 급락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주식연계대출(스탁론) 반대매매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스탁론은 적은 보증금으로 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어 적은 주가변동에도 곧바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고위험 방식이다.
증권가 “바닥 전망 의미없다”…투자전략은 ‘안전’에 초점
문제는 하락 추세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2일과 5일 코스피 하락장에서 연기금이 각각 4625억원, 5204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안전’에 방점을 찍은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의 순매수세가 하방경직성은 높여줄 수 있어도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주도하기는 어렵다”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서고 달러·위안 환율도 7위안선까지 치솟은 상태에서 코스피 지수는 단기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코스닥 지수도 지지선인 570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하단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팀장은 올 하반기 코스피 지수의 하단으로 1850선, 코스닥 지수의 하단으론 520~530선을 제시하며 경기민감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경기방어주나 배당주의 비중 확대 전략을 추천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시장 추세반전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와 중국 경기의 바닥통과 기대감 부활, 국내 기업 실적 모멘텀 저점 반등 등이 확인될 4분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라며 “그동안 언더슈팅 국면에서 투매할 경우 실익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내수 방어적 고배당주와 신용잔고 감소율 상위 종목군 등의 옥석가리기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