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코스닥지수는 21.7% 급락했다. 지난 11일과 29일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연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과 개인이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887억원, 3464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CJ ENM 2위 탈환…신라젠 시총 2.1조원 급감
특히 제약·바이오주가 흔들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분식회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놓았고, 셀트리온(068270)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여파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제약·바이오주 부진은 코스닥 시총 순위에도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시총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여온 신라젠(215600)과 CJ ENM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달 신라젠 주가는 30% 넘게 빠진 와중에 CJ ENM은 6.5% 하락하는데 그쳤다. 신라젠은 주가 급락에 시총도 2조1000억원 넘게 쪼그라들며 CJ ENM에 2위 자리를 넘겨줬다. CJ ENM은 지난달 5일 신라젠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가 지난 26일 2위를 탈환했고, 최근 증시 조정이 지속되면서 이날 기준 신라젠과의 시총은 10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제약·바이오 실적 우려…추가 순위변동 가능성도
에이치엘비(028300) 주가도 이달 25%가량 빠지며 코스닥 시총순위 4위에서 5위로 한계단 미끄러졌다. 포스코켐텍(003670)이 4위 자리를 꿰찼다.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은 포스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3분기 시장예상치에 부합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으며 이달 증시 폭락에도 선방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뚜렷한 반등 모멘텀 없이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장중 61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는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한 달 만에 코스닥 지수가 20%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 매수하기란 쉽지 않다”며 “지금과 같은 낙폭은 공포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에 지수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근 조정 폭이 큰 제약·바이오주는 4분기에도 연구개발비 처리에 따른 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포스코켐텍·펄어비스·SK머티리얼즈 등이 호실적을 내세워 틈틈이 순위 도약을 노리고 있어 얼마든지 순위가 더 바뀔 수 있다. 올 들어 주가가 70% 넘게 급등한 포스코켐텍은 3위 신라젠과의 시총 격차를 1조원으로 줄였다. 포스코켐텍이 지난달 28일 찍은 연중 최고가를 회복하면 신라젠과의 시총 차이는 1000억원에 불과하다. 펄어비스도 8위 메디톡스부터 6위 나노스까지의 시총 차이가 5000억원 안팎이라 가시권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