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반짝투자 아닌 전략투자..80조원 들여 中 추격 뿌리친다(종합)

8일 산업부-업계·학계 간담회 개최
실리콘 대체 차세대 소재 개발 협력
'엣지컴퓨팅' 등 AI·IoT R&D도 육성
상생발전 2조원-인력양성 2000명
  • 등록 2018-02-08 오후 5:05:53

    수정 2018-02-08 오후 8:30:42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80조원을 투자해 기술 수준을 높여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데 힘을 모은다. 또 2조원을 들여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강화도 추진한다.

8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주요 업체 대표자, 학계 관계자 등 20여명은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전략 발표 및 상생발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백운규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정부도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가 내놓은 80조4000억원 가량의 투자 계획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속적 국내 투자도 당부했다.

산업 발전전략으로는 미래시장을 선도할 획기적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존 실리콘보다 성능 1000배, 전력 소모 1000분의 1 수준을 목표로 탄화규소(SiC), 텔룰라이드(GST), 질화칼륨(GaN) 등 신소재 상용화 연구와 나노 단위를 넘어서는 극미세 공정기술 연구를 지원한다. 또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엣지컴퓨팅 기술 등 AI·IoT에 대한 연구도 강화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20% 이상 신축 가능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소재 사용량 60% ·공정시간 50% 단축이 가능한 프린팅 방식 생산체계 개발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가전·에너지·바이오·기계 등 수요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R&D, 표준 제정, 해외진출 등 새로운 시장 창출 노력도 진행한다.

상생협력 강화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장비 기업을 육성, 후방산업 경쟁력을 근간으로 대기업도 성장하는 ‘상생협력 2.0’에 향후 5년간 총 2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대기업 양산 라인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소재·장비를 검증하는 성능평가사업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성장지원을 위해 대기업 자금 1조원 이상을 대출로 지원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기존에 조성한 ‘반도체 성장 펀드’ 투자를 내년까지 완료하고, 이후 2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날 출범한 상생협력위원회는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주요 기업 대표이사 등 산·학·연 전문가 20여명이 참여해 유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고급 인력 양성 정책도 강화한다. 정부와 대기업이 1:1 매칭을 통해 석·박사 인력 2000여명을 2022년까지 양성하는 사업이 우선 진행된다. 또 일자리 협의체를 통해 인력 양성과 채용을 연계하는 방안도 역시 마련하기로 했다.

이런 방안의 실행을 위해 이날 참가자들은 △업계 상생발전 공동선언 △대학 R&D 및 인력양성 지원 △기술유출 방지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국 등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자는 취지에 참석자들은 공감을 표했다.

한편 이날 회의 직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대표자들은 업황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진교영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평택 2공장 투자 규모가 ‘곧 결정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은 올해 데이터센터 시장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며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하반기 이후 상황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애플 아이폰X 물량 감소에 따른 우려에 ‘원래 1분기는 비수기’라며 올해 업황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국 광저우 8.5세대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가동이 “(계획보다)다소 늦어질 수 있다”며 “당초 예정한 2019년 하반기 안에 가동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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