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원 주고 샀는데” AS 불만 폭주한 드라이기

  • 등록 2023-11-16 오후 9:12:19

    수정 2023-11-16 오후 11:24:14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국내에서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고급 소형가전 브랜드 ‘다이슨’에 최근 소비자 불만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만원 대의 비싼 드라이기를 구매했는데도 제품을 수리할 때 부품이 제대로 수급되지 않아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16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다이슨 관련 불만 신고는 8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8건) 대비 66.8% 증가했다.

소비자 신고 사유는 ‘사후 관리(애프터서비스·AS)’가 538건(62.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품질 불만 142건, 계약 해지(청약 철회) 관련 70건, 계약불이행 55건 등이었다.

연맹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다이슨은 ‘부품 수급 부족’ 문제로 고장 난 제품 수리를 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되고, 고객에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지난해 9월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70만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8개월정도 사용하자 고장이 났고, 이를 수리하기 위해 AS를 신청했다. A씨는 드라이기를 점검하는 데 1만원, 리퍼품으로 교체하는 데 5만원이 든다는 안내를 받고 수리를 맡겼다고 한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제품 수리가 완료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해 다이슨 측에 문의했지만, 회사 측은 “소요 시간을 알 수 없다”고만 답했다. 그렇게 5개월간 제품을 받지 못한 A씨는 ‘AS정책이 변경됐으니 리퍼품을 9만원에 교체받거나 동일 새제품으로 구입하면 30% 할인 가능한 쿠폰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도 2년 전 60만원을 주고 헤어 드라이기 제품을 구입했고 제품이 고장 나 수리를 맡겼다. B씨 역시 4개월간 제품 수리가 지연됐고, 마찬가지로 30% 할인 쿠폰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B씨는 “AS에는 무관심하고 새 제품 팔 생각만 급급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러한 일방적인 사후관리 정책 변경은 품질 보증기간 이내 제품에도 적용돼 소비자가 불만이 가중됐다고 연맹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8조 2항의 일반적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은 품질보증 기간 이내일 때 소비자가 제품 수리를 의뢰한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난 후에도 제품을 인도하지 못하면 같은 종류의 물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야 한다.

연맹은 “다이슨은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브랜드 인지도에 맞게 소비자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신속한 피해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내 소비자정책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국내 소비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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