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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핵심 메시지는 ‘인플레 고착화 리스크’였다. 회의록에는 “대부분의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상방 위험이 유의미하게 계속되고 있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연준 위원 상당수가 인플레 위험에 대한 여전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이다.
연준은 지난 7월 기준금리 상단을 5.25%에서 5.5%까지 끌어 올렸는데 투표권이 있는 11명의 FOMC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고점을 찍은 이후 점차 둔화하며 1년 만에 3.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3.2%로 소폭 다시 오르는 등 다시 꼬리를 들고 있다. 유가가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넘으면서 8월에도 다시 물가가 튈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4%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연준 목표치(2%)까지 다가서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7월 FOMC 기자회견에서 “2%대 물가상승률은 2025년에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다.
아울러 연준은 또 “복수(A number of)의 참석자들은 과도한 긴축에 따른 위험과 불충분한 긴축에 따른 비용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직은 소수이지만 연준 내 과도한 긴축에 대해 경계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사록이 공개되자 시장에서는 7월에 이뤄진 금리인상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외환전략가인 하워드 듀는 노트에서 “9월 금리 동결을 하겠지만 11월에 다시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9월 금리를 동결한 뒤 11월에 금리인상 종료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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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매파적인 연준 회의록이 공개되자 글로벌 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치솟았다(가격 하락).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38bp(1bp=0.01%포인트) 오른 4.258%에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저항선인 ‘4.25%’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3개월 전, 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해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기 직전인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국채 금리는 더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제 석학으로 손꼽히는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수익률)가 지난 20년간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를 압력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의 월스트리트 위크에 출연해 “현재의 장기 국채금리가 정점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향후 10년간 국채 10년물 금리가 평균 4.75% 정도를 보이거나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근거는 세가지다. 서머스 명예교수는 △인플레이션 추세가 과거보다 더 높고 △국방비 지출 증가, 트럼프 행정부 때 감세 연장 가능성 △국채 이자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국채금리가 더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머스 장관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명백한 것은 경제가 (지금까지 저금리 시대와) 다른 시대에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