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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소위원회 구성의 건’과 ‘2023년도 예산안’을 상정했지만 소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1시간여 만에 정회했다.
통상 국회에서의 원 구성 직후 각 상임위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법안 등을 논의하지만 기재위는 지난 7월 말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됐는데도 4개월째 소위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소위를 구성하지 못한 국회 상임위는 기재위뿐이다. 기재위엔 제1 소위인 조세소위와 제2 소위인 경제재정소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 등 3개 소위가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관례에 따라 조세소위와 예결심사소위 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다수당이 맡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대대적 세제개편을 예고한 만큼 조세소위 자리를 여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제1소위를 여당이 가져야 한다고 해 예결소위를 민주당에 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류성걸 의원이) 뜻밖에 제1소위와 예결소위 같이 갖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며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여당답게 야당을 포용하고 매듭 풀려는 배려와 노력이 필요한데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류성걸 의원의 자료에 대해 “여당일 때 (예결소위원장을) 맡았다고 하는데 다수당이기도 하다”며 “류성걸 의원이 양보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당으로 누가 위원장을 맡든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문제 있을 땐 중간에서 만나는 것이 제일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관행과 의사진행 효율성 등을 고려해 서로 원만하게 타협했으면 한다”고 여야 협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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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회의가 파행하자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위 소위 구성이 미뤄지는 이유가 “국민의힘 이기적 몽니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회 기재위 운영을 방관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민주당은 예산결산소위라도 먼저 구성할 것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1소위원장과 예결소위원장도 ‘관례’에 따라 국민의힘이 맡겠다는 통보 아닌 통보까지 했다”며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상임위 파행을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면 원활한 상임위 운영을 위해 조속히 소위 구성에 합의하자”고 촉구했다.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역시 성명서를 내 “소위 구성이 민주당의 무리한 요구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합의로 이끌어가려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지금, 한 발 나아가 예결소위원장 자리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한다”고 반박했다.
이들 의원은 “조세소위와 예결소위는 관례적으로 여당이 맡았고 특히 조세소위는 17대 국회 이후 어떤 겨우에도 여당이 맡지 않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민주당 측이 억지 주장을 펴며 기재위 운영을 발목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 뜻대로 소위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률안과 예산안을 심사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인식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회의 합의 정신과 신뢰를 무너뜨리지 말고 회의장으로 돌아와 민생과 국민 경제를 위해 국민의힘과 머리를 맞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