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실물이 훨씬 굿 디자인..벤츠 E클래스 부분변경

  • 등록 2020-11-16 오후 4:58:02

    수정 2020-11-16 오후 4:58:02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를 꼽으라면 단연 E클래스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일 뿐 아니라 성공의 상징이다. SUV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들에게 세단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SUV보다 안락하고, 정숙하며, 품위가 넘친다.

E클래스는 1946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16년 10세대 모델까지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400만대 이상이 팔린 스테디셀러다. 10세대 E클래스는 2016년 공개돼 한국에서 3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시승 모델은 10세대 E클래스 부분변경으로 E220d 4MATIC AMG라인, E350 4MATC AMG라인으로 디젤과 가솔린을 모두 타봤다.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부분변경 디자인이 '개악'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실물로 본 E클래스는 꽤나 미남이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좋다. 꽤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다.

전면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이전 세대보다 헤드램프의 너비는 넓어지고 높이는 낮춰 슬림하게 했다. 기존 두 줄이던 주간주행등은 한 줄로 통일했다. 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AMG라인 등 트림에 따라 달라지는 그릴도 매력적이다. 시승 모델은 AMG라인이다. 보다 젊은 감성을 자극한다. 보닛 위로 봉긋 솟은 삼각별은 빠졌지만 대신 범퍼의 형상이 스포티하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벤츠의 의도가 다분히 느껴진다.

측면의 변화는 크지 않다. 대신 새로운 디자인의 휠이 장착된다. 19인치 5스포크 AMG 휠이다. 큰 원형 림 안에 작은 원형 림이 두 겹이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잘 살려낸다. E350 4MATIC AMG라인에는 20인치 멀티스포크휠을 적용했다. 트림과 엔진에 따른 휠 변화가 다이내믹하다.

후면은 최신 벤츠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좌우로 늘려진 모양의 테일램프가 자리한다. 트렁크 안쪽까지 테일램프가 파고 들었다. 동일한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적용된 A클래스 세단이나 CLS 보다 완성도가 더 높게 느껴진다. 범퍼 하단 좌우에 자리한 테일파이프는 페이크다. 진짜는 범퍼 안쪽에 숨어있다.

실내에는 새로운 스타일의 스티어링휠이 적용됐다. AMG 라인에는 도톰한 D컷 스티어링휠이 적용된다. 그립감이 좋아 스포츠 주행에서도 그립감이 살아난다. 터치와 버튼 방식이 혼용된 스티어링휠 버튼은 금새 익숙해진다. 전면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나란히 자리한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스티어링휠 버튼과 터치 그리고 센터 콘솔에 위치한 터치 패드까지 총 3가지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매력적인 부분은 AR 내비게이션이다. 전면 카메라의 영상을 모니터에 띄워 길 찾기가 무척 편리하다. 그동안 수입차 내비게이션은 대부분 쓸모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번 E클래스 내비는 혁신적이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편의장비도 달렸다. 바로 에어 퀄리티 패키지다. 차량 내외부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모니터링해 외부 먼지와 악취를 걸러낸다. 미세먼지로 고생하는 한국과 중국에 출시되는 E클래스에만 적용된다. 트림과 파워트레인에 따라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64색 앰비언트 라이트, 키레스고,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을선택할 수 있다.

2열 공간은 신장 175cm의 표준키 남성이 앉았을 때 무릎 공간에 주먹 2개 반이 들어간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넉넉하다. 2열 송풍구는 센터 콘솔 뒷 편과 B필러 두 곳에 마련했다. 별도 온도 조절도 가능해 안락하다. 열선시트로 3단계로 조절된다. 다만 2열 측면 선쉐이드가 빠진 점은 아쉽다. 540L의 트렁크 공간은 평범하다. 골프백 3개 정도는 너끈하게 실을 수 있을듯 하지만 4개는 2열 시트를 폴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L 디젤과 9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 E220d 4MATIC을 시승했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5초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두툼한 토크 영역을 바탕으로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중고속에서 재가속이 만족스럽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는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뒷 편에 자리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정속 주행 시에는 디젤의 진동을 느낄 수 없다. NVH를 잘 잡아낸 모습이다. 급가속을 진행할 땐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이 약간씩 올라온다.

다음은 E350 4MATIC AMG라인이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에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진다. 22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가속시 더한다. 덕분에 좀 더 부드럽고 강력한 발진이 가능하다. 4륜 구동이라 보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코너에서 머리를 깊숙하게 밀어 넣어도 롤을 잘 억제할 뿐 아니라 좀처럼 노면을 놓치지 않는다. 가장 큰 매력은 NVH다. 디젤에 비해 한단계 높은 안락함을 자랑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과 찰떡이다. 서스펜션은 안락함과 스포티함의 균형을 잘 잡아냈다. 노면 굴곡을 잘 소화할 뿐 아니라 차량을 제대로 붙들어 맨다. 완성도가 높다. 디젤 모델과 달리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달려있다. 엔진음이 커지고 가속 페달 반응이 빨라진다. 정말 기분 좋게 잘 달린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도 빠짐없이 챙겼다. 기존 30초였던 재출발 시간을 60초까지 확대한 액티브 스탑 앤 고 어시스트,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인식률을 높인 점,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감속 및 가속을 지원하는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곡선 구간 톨게이트, 원형 교차로 등과 같이 복잡한 구간에서 자동을 감속하는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 등이 더해졌다. 실제 사용해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부드럽게 작동하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전과 달리 끼어드는 차량까지 감지해 속도를 줄여 사고를 방지한다. 장거리 주행뿐 아니라 막히는 도심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10세대 부분변경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뤄냈다. 논란이 많았던 디자인은 호감형이었고, 새롭게 적용한 스티어링휠이나 편의안전장비도 만족스럽다.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모델인 AMG까지 준비했다. 소비자는 내 라이프스타일과 맞는 차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바야흐로 프리미엄 수입 세단의 대격돌이다. BMW 5시리즈 부분변경,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부분변경뿐 아니라 아우디 A6와 볼보 S90까지 선택지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E클래스가 1위를 질주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시승을 통해 확인했다고 할까.

한 줄 평

장점 : 안락한 승차감과 뛰어난 NVH…의외의 스포츠성까지, 역시 No1

단점 : 보는 눈과 각도에 따라 디자인 호불호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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