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말이야?” 난해한 문화재 안내판, 뜯어 고친다

전문용어 대신 알기쉽고 흥미롭게 정비
관람객 많은 서울 경주 등에서 전국으로 확대
  • 등록 2018-06-27 오후 4:34:58

    수정 2018-06-27 오후 4:34:58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이해하기 어려웠던 문화재 안내판이 눈높이를 낮춰 새롭게 정비한다.

문화재청은 기존의 문화재 안내판들에 문화재 전문용어들이 많이 쓰여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렵다는 의견을 수용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알기 쉽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안내판으로 새롭게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안내문안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 중심의 유용한 안내문안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안내 문안으로 안내판을 정비하기로 했다. 국민 누구나 안내판을 읽으면서 문화재를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시급히 개선이 요구되는 안내판을 먼저 정비할 계획이다. 관람객이 많이 찾는 서울 소재 고궁들과 조선왕릉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경주·부여·공주·익산 지역 안에 있는 주요한 문화재 안내판에 대해 조사 후 정비를 올해 중 마칠 예정이다.

서울의 중심인 청와대 주변과 북악산·인왕산, 광화문 주변 등에 있는 문화재 안내판을 전면적으로 재조사하여 우선으로 정비할 계획이며, 점차 정비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문화재 안내판 중에서는 외관의 훼손 정도와 안내문안의 어려운 정도, 관람객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대상 안내판을 선정한다. 내년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약 1만여 건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 문화재 안내판 문안의 내용과 노후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시행한다. 실태조사의 결과는 체계적인 자료관리를 통해 보관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안내판에 대한 지속적인 정비와 개선을 이뤄나갈 것이라 문화재청이 밝혔다.

그동안은 안내 문안 작성에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었다면 이제부터는 지역 내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할 방안도 마련한다. 문화재에 관심 있는 지역의 학생, 교사, 문화유산 해설사, 문인 등이 참여하는 ‘문화재 안내판 시민 자문단’을 새롭게 구성·운영하여 안내문안 작성과 검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국민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시민자문단 운영지침을 마련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고 전국에서 시민자문단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안내문안 작성 시 참고하게 되어 있는 ‘문화재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이 활용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안내문안 필수 포함요소 △국민이 원하는 정보 유형 △새롭게 바뀐 안내문안 사례 등을 담은 지침서를 새로 마련하여 오는 9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기로 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국민의 의견이 반영됨으로써 수요자 맞춤형 안내문안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단순히 안내문안을 정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화재 명칭에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담을 수 있게 개선한다. ‘조선왕릉’의 공식 지정명칭은 그대로 두되 ‘능의 주인이 궁금’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알기 쉬운 명칭’을 같이 쓸 수 있도록 한다. 조선왕릉 명칭 개선안은 7월 11일부터 30일까지 문화재청 사이트와 페이스북을 통해 개선 취지 공감여부, 올바른 개선안 선택 등을 만화가 포함된 설문조사로 국민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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