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원화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하루 동안에만 10원이 넘는 낙폭을 기록하는 등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에 민감한 업종들이 향후 주식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주·음식료주 ‘방긋’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주식 중 하나인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3.5%, 1050원 상승한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 역시 전일대비 2.59% 오른 4350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089590) 주가도 1.2% 올랐고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주가 역시 각각 4.81%, 1.25% 뛰었다.
음식료주 역시 원화 강세 수혜주다. 특히 곡물을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업체들에게 원화 강세는 호재로 여겨진다. 코스피 음식료품업종지수가 이날 0.72% 하락했지만 업종 대표주인 CJ제일제당(097950) 주가는 1.54% 상승했고 대상(001680)은 보합권을 지켜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드러지게 큰 상승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음식료지수는 바닥과 비교할 때 10% 정도 올라왔다”며 “기본적으로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아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긍정적 요소임에는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수출주는 원화 강세 피해주다.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고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느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차(005380)가 이날 1.24% 약세를 보인 것도 환율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강세 단기 지속 전망…환율 유의해 투자”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는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 완화 속 원화 추가 강세 기대감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코스닥시장 중심 유동성 지원 조치를 확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화가치 상승은 외국인 순매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86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환율 움직임에 유의한 투자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최근 주가 흐름이 좋았던 IT업종에 투자하려한다면 수출비중이 낮은 업체에 주목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