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 뚫고 내려간 원·달러환율…항공·음식료 웃고, 수출주 울고

대한항공·아시아나 동반 상승
여행주·음식료주도 수혜주
현대차 등 수출주는 울상
  • 등록 2017-11-16 오후 5:40:10

    수정 2017-11-17 오전 7:33:24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원화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하루 동안에만 10원이 넘는 낙폭을 기록하는 등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에 민감한 업종들이 향후 주식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주·음식료주 ‘방긋’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주식 중 하나인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3.5%, 1050원 상승한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 역시 전일대비 2.59% 오른 4350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089590) 주가도 1.2% 올랐고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 주가 역시 각각 4.81%, 1.25% 뛰었다.

항공주와 여행주는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로 꼽힌다.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사들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부채가 줄어들고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도 줄어든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연료를 좀 더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고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여객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행주도 마찬가지다. 원화 강세는 환전시 내국인에게 유리해 해외여행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음식료주 역시 원화 강세 수혜주다. 특히 곡물을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업체들에게 원화 강세는 호재로 여겨진다. 코스피 음식료품업종지수가 이날 0.72% 하락했지만 업종 대표주인 CJ제일제당(097950) 주가는 1.54% 상승했고 대상(001680)은 보합권을 지켜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드러지게 큰 상승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음식료지수는 바닥과 비교할 때 10% 정도 올라왔다”며 “기본적으로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아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긍정적 요소임에는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수출주는 원화 강세 피해주다.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고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느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차(005380)가 이날 1.24% 약세를 보인 것도 환율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강세 단기 지속 전망…환율 유의해 투자”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가 강세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강세 이유로 국내 요인이 크다고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원화가치를 끌어올린 재료는 캐나다와의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었다. 하지만 이는 단기 재료일 뿐 북한 리스크 완화가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 하단을 지지하고 있던 북한 리스크가 완화된데다 달러 약세 기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화의 초강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00원대가 깨지면서 1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원화는 국내 경기와 한국은행의 퉁화정책이라는 국내 요인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모습”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원화 강세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는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 완화 속 원화 추가 강세 기대감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코스닥시장 중심 유동성 지원 조치를 확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화가치 상승은 외국인 순매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86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환율 움직임에 유의한 투자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최근 주가 흐름이 좋았던 IT업종에 투자하려한다면 수출비중이 낮은 업체에 주목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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