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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그간 헌재의 인용 결정에 대한 대비책을 상정해 놓지 않았던 만큼 입장 표명이 바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후 3시는 넘어야 여러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참모진 회의 결과를 박 전 대통령에게 올리면 박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헌재의 인용 결정이 전해지자 충격 속으로 빠져든 모양새다. 그간 청와대 내부에선 “기각을 확신한다”는 말까지 나돌았던 만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다. 이처럼 “인용 결정에 대한 대비 방안은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던 만큼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삼성동 사저로 이동할지, 다른 거처로 옮길지 등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삼성동 사저로 옮긴다고 해도, 경호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하루이틀 더 청와대 관저에 머물지, 주말 새벽에 기습적으로 거처를 옮길지 등 온갖 억측도 나돈다.
‘주군’을 잃은 청와대 참모진은 형식상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일단 차기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몰고 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집단 사의’를 표할 공산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은 경제수석이나 외교안보수석 등 자신을 꼭 보좌할 필요가 있는 참모들을 제외하고 사표를 선별 수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