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8' AI 음성비서 서비스 제동걸리나

  • 등록 2016-12-20 오후 7:09:02

    수정 2016-12-20 오후 7:09:02

구글 ‘픽셀’ 스마트폰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구글이 삼성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차세대 AI 서비스의 주도권을 두고 글로벌 거대 소프트웨어(SW) 회사와 제조사 간 신경전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소프트미디어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삼성전자(005930)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선보일 ‘갤럭시S8’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 음성비서 서비스를 본격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했다.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비서 서비스를 갤럭시S8의 특화 서비스로 탑재할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비브는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 이 회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은 단순히 스마트폰의 한 기능으로서가 아니라 향후 스마트홈 시대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연초 ‘알파고’ 쇼크를 안겨줬듯 세계 AI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 중 하나다. 지난 10월에는 자사가 직접 만든 스마트폰 ‘픽셀’을 출시하면서 AI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픽셀뿐만 아니라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단말기에도 이 서비스를 업데이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새 버전인 ‘7.1.1(누가)’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업데이트한다면 삼성 같은 제조사가 직접 만드는 유사 서비스와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구글의 세계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관련 각 제조사마다 세세한 조항을 넣는데, 만약 삼성에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면 구글-삼성 간 관련 계약 사항이 있다는 것”이라며 “OS를 장악한 구글의 횡포가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만약 구글이 강경한 입장으로 나온다면 삼성쪽에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전방위적으로 AI 서비스를 개발 중인 상황에서 자칫하면 차세대 AI 전쟁에서 한 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글 안드로이드 OS 탑재를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신제품(S8)이 어떻게 나올 지, 구글과 계약 사항이 무엇인지 밝힐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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