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이 경찰 재수사를 받게 됐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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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지청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분당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성남지청은 이날 “수원지검의 지휘를 존중해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지검은 전날(7일) 오후 부장검사회의 등을 거쳐 산하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처리와 관련해 보완 수사를 지휘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원지검은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다소 부족하므로 혐의 유무 결정을 위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근거를 덧붙였다.
성남FC 후원금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인 2015~2017년 네이버·두산그룹 등 기업들에 성남시 정자동 일대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가로 성남FC 후원금 160억여 원을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사건을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고발인 측이 해당 처분에 이의제기하며 같은해 10월쯤 성남지청이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같은 수원지검의 지휘는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김 총장은 지난달 26·27일 박 지청장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의도적으로 뭉갰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위 파악을 신 지검장에 지시한 바 있다.
박 지청장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요청을 여러 차례 반려하며 갈등을 빚었다. 수사팀의 재수사 의견에 동의했던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지난달 25일 검찰 내부망에 박 지청장과 갈등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의를 표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수원지검의 보완 수사 지휘와는 별개로 수사 무마 의혹을 둘러싼 경위 파악은 이른 시일 내 결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최근 김 총장에게 관련 중간보고를 하면서 박 지청장이 수사 무마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사건이 있으니, 해당 사건이 마무리된 뒤 최종 보고를 올리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전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고발한 박 지청장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박 지청장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