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임무는 무사 복귀”…청해부대, 초유의 ‘감염 귀국’(종합)

첫 확진자 발생 닷새만 `조기 귀환`
20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공항 도착
작전명 오아시스, 2호기도 50여분 뒤 착륙
전체 82% 양성·추가 확진자 더 늘 수도
병원·치료센터 등에 분산·격리 치료
  • 등록 2021-07-20 오후 7:05:06

    수정 2021-07-20 오후 7:10:0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안전한 복귀라는 마지막 임무가 남아 있다.” 서욱 국방장관이 청해부대원들에게 보낸 격려 서신의 일부다.

파병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장병 전원이 20일 오후 무사 귀환했다. 전날 급파된 군 수송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지 20여시간 만이자, 지난 15일 최초 확진자 발생 닷새 만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1호기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2호기는 오후 6시20분께 같은 장소에 착륙했다.

20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장병들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호기에는 아프리카 현지 병원에 입원했던 16명을 포함해 확진자 160명이 탑승했다. 아울러 경증 및 무증상 확진자 87명과 미확진자 54명(판정 불가 4명 포함) 등 나머지 141명도 수송기 2호기 편으로 안착했다. 모두 301명으로 청해부대 34진 전원이다.

이들의 귀국은 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전 중이다 지난 15일 첫 확진자(집계일 기준) 6명이 발생한 이래 닷새 만이다.

지난 2월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프리카 해역으로 떠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내달 현지 임무수행을 마치고 10월께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조기 귀국하게 됐다. 이에 군 당국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를 투입, 부대원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오아시스 작전’을 벌였다.

이날 귀국한 장병들은 대기 중이던 버스를 타고 군병원 2곳, 군 생활치료시설 1곳, 민간 생활치료시설 1곳으로 이동해 분리 격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등도 증상을 보이는 3명을 포함해 14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며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진행 후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군 내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해외파병 임무 수행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청해부대 장병들을 태운 버스가 20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날 버스를 탄 청해부대 한 장병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뉴스1).
현재까지 전체 승조원 301명 가운데 총 확진자 수는 247명(82.1%)이며,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다만 승조원 전원이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의 함정에서 지낸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 장관은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보다 세심히 챙기지 못해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대해 장관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의 사과는 장병들의 감염사실이 확인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그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해외파병 부대원을 포함한 모든 장병들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지난 2월 출항한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접종 노력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간 해외파병부대 방역대책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제반 대책을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301명의 청해부대 전원을 국내로 안전 이송하는 군 당국의 이른바 ‘오아시스 작전’은 성공적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외 파병 부대가 감염병 관리 실패로 인해 전원 중도 귀환하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군 당국의 방역 실패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북한 귀순자 경계실패(2월17일), 부실급식·과잉방역 논란(4월28일), 공군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6월9, 10일, 7월7일) 등으로 다섯 차례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이날 여섯 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군 관계자가 20일 성남공항에 착륙한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앞에서 청해부대 34진 장병을 기다리고 있다. 청해부대 34진은 아프리카 현지에서 문무대왕함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조기 귀국했다(사진=국방부).
20일 오후 서울공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장병들을 태운 구급차가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의 장병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사진=국방일보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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