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아니에요" 태극기 내거는 미얀마 韓공장…귀국행렬도

한인회 태극기 韓기업에 배포
"교민 휩쓸릴 가능성" 대사관 안전공지
19일 임시항공편 추가 배정키로
  • 등록 2021-03-15 오후 6:38:11

    수정 2021-03-15 오후 6:38:11

이병수(오른쪽) 미얀마 한인회장이 15일 태극기를 든 봉제업체 관계자와 서있다 [이병수 미얀마 한인회장 제공. 연합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얀마 현지에서 반중(反中) 감정이 격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태극기를 내걸고 있다. 자칫 중국 기업으로 오인받아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생기면서다.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미얀마 군경들의 유혈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미얀마 치안상황은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미얀마 한인회는 15일 공장 입구에 태극기를 게양하라는 공지를 냈다. 아울러 한인회에서 보관하고 있는 태극기를 선착순 배포하기로 했다.

한인회가 이처럼 태극기 게양을 적극 권장하고 나선 것은 전날 중국인 소유한 의복 공장들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반중 감정을 가진 시위대의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이번 군부의 쿠데타 뒤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한다. 그러나 최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얀마 쿠데타 규탄 성명에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반대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중 감정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군부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라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중국 제품 불매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사회는 엉뚱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이같은 오해를 차단하는 주요한 방법이다. 한인회가 보유한 태극기 외에도 대사관 등을 통해 태극기를 공수해 한국업체들에 추가로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얀마에는 한국기업 3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격화하는 미얀마 상황 역시 우려스럽다. 오는 27일 국군의날을 앞두고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진압 수위를 올리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오후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타 등 인구밀집지역 두 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우리 기업 역시 몰려있는 곳이다. 이미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 난사, 폭력행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우리 교민들 역시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은 “양곤 시내 상황이 매우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민께서 통금 시간대에 임박하여 귀가하다가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대단히 위험한 만큼, 시위 등 많은 군중이 모이는 장소에는 일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통금 시간에 쫓겨 귀가하거나 이동하지 않도록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공지했다. 또 외출시에는 반드시 한국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신분증을 소지할 것을 강조했다.

귀국을 원하는 교민을 위해 임시 항공편도 추가 편성하기 했다. 이미 오는 30일까지 양곤에서 인천 국제공항으로 떠나는 비행기는 만석이 된 상황이다. 이에 대사관은 미얀마국제항공(MAI)과 협의해 오는 19일 임시항공편을 추가로 편성하기로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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