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실손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낀 기존 가입자들이 4세대 보험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 신규가입뿐만 아니라 올해 1~3세대 상품 가입자의 4세대 상품 갈아타기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연내 4세대 실손보험 판매(신규가입 및 전환 포함)가 100만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월 2만건 이상 4세대로 전환
3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사(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000060))의 4세대 실손보험 판매건수(신규+전환)는 신규 57만1173건·전환 14만9169건 등 총 72만342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상위 5개사가 전체 실손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4%로, 4세대만 따져도 82.8%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출시 후 4세대 실손보험의 신규계약 건수는 월평균 6만건 안팎으로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환계약건수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4세대 실손보험이 처음 출시된 지난해 7월 계약전환 건수는 1만468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월 1만9185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만4520건, 2월 2만4788건으로 불어났다. 출시 초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월평균 계약전환(3세대 전환) 숫자인 2만844건 보다도 많다.
4세대 실손보험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낮추고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7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새롭게 출시한 상품이다.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상품들과 다르게 보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가입자의 병원 이용량(비급여)에 따라 다음해 보험료 할인ㆍ증하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예컨대 1년간 수령한 실손보험금이 0원이면 다음 해 보험료를 5% 할인하고 100만원 미만이면 보험료는 그대로 유지된다. 반대로 병원이용량이 많아 탄 보험금이 많다면 보험료는 최대 300%(300만원 이상 수령한 경우)까지 할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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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올해 4세대 실손보험 상품으로의 계약전환 건수가 증가하는 것이 ‘정책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올 상반기 중에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1년 동안 보험료를 50% 할인하도록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키로 하는 등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올해 초 1~2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것도 계약전환이 증가한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실손보험료는 평균 14.2%가 올랐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를 넘기면서 보험사가 부담을 느껴서다. 올해 1·2세대 실손보험의 인상률은 16%며, 3세대 실손보험도 2020년부터 적용해왔던 할인 혜택(8.9%)이 사라지면서 보험료가 올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2월 계약전환 건수는 신상품 출시 이벤트가 없던 예년수준으로 회복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전환건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초기 할증 부담에 가입을 꺼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1·2세대 보험료의 지속 인상을 고려하면 병원이용이 적은 사람들은 4세대 상품으로 더 많이 갈아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