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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지난 20년 간 전세계적으로 홍수 피해에 노출된 인구가 약 25%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과학잡지 ‘네이처저널’ 최신호에 게재된 한 연구 보고서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보고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구글어스를 비롯해 전세계 각지의 대학 소속 과학자들이 지난 2000년 이후 발생한 913건의 대규모 홍수 사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 기간 중 발생한 대규모 홍수 사건의 약 90%는 대부분 중국, 인도 등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에 분포했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에서)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가 급증하면서 도시 인구 포화 현상, 지역 난개발이 진행됐는데, 이 점이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0년~2015년 사이 대략 5800만~8600만명의 인구가 홍수 피해가 극심한 도시로 이주했으며, 이 영향으로 홍수 위험에 노출된 전세계 인구수가 20~24% 증가했다.
위성사진과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클라우드 투 스트리트’의 공동설립자이면서 해당 연구를 이끌기도 한 베스 텔먼은 “최근 중국 사례처럼 전례 없는 홍수 피해를 목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기후변화의 결과를 예측한 각종 모델들이 그렸던 미래의 모습이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태풍, 허리케인, 열대성 폭풍에 의한 폭우 외에도 댐 붕괴가 원인이 돼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댐 붕괴에 따른 홍수 발생은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177%나 증가했다. 텔먼은 “댐이나 제방과 같은 기반 시설이 갖춰지면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개발을 이어간다”며 “그러나 해당 시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훨씬 많은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 워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전세계 정부 기관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